[2018 전망] "위기냐 기회냐"… 환경규제 앞두고 중대 기로에 선 해운업계

해운업 경기실사지수(BSI) 88, 운임 상승에도 경기 체감도는 '꽁꽁'
한국기업평가 등 부정적 전망, 수주잔량 감소 및 재무부담 가중
국적선사 "2020년 환경규제, 기회로 만들 것"

엄주연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7.12.28 15: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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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2018년은 한국 해운업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운임이 오르면서 해운업황 회복 가능성은 커지고 있지만, 본격적인 업황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020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국적선사들에게 기회가 될지, 아니면 위기가 될지 예측할 수 없어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28일 뉴데일리경제가 2018년 해운업계 주요 뉴스를 전망해봤다.

새해를 앞두고 내년 해운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은 낙관적이지 않다. 올 3분기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시황이 나쁘지 않은데도 해운 경기 체감도는 쉽게 오르지 않아서다.
 
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723.20로 전주보다 3.94포인트 하락했지만, 12월 첫째주와 비교했을 때 20포인트 이상 상승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건화물선운임지수(BDI)도 12월 둘째주 1742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다. 현재는 오름세가 한풀 꺾였지만 전문가들은 내년 초 건화물선 시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발표한 해운업 경기실사지수(BSI)는 88로 전월 대비 6포인트 상승했다. 해운업경기실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긍정 응답 업체가, 그 이하면 부정 응답 업체가 많음을 뜻한다. 전월보다 상승했지만, 여전히 해운업 미래를 불투명하다고 보는 업체가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각종 기관 및 업체에서 내놓는 전망도 어둡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21일 2018년 산업 전망과 관련, 반도체와 일반기계는 호조를 보이는 반면 수주잔량 감소 등으로 조선·해운은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기업평가도 국내 23개 산업의 내년 신용등급을 발표하면서 내년 해운업에 '비우호적' 사업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영업 회복력이 크지 않은 가운데 선대발주 투자 등 재무부담도 가중되고 있어서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지속된다고 본 것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오는 2020년 시행되는 환경규제를 가장 큰 이슈로 보고 있다. 2018년이면 규제 시행시기가 2년밖에 남지 않기 때문에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각국 선사들이 본격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세계 1위 해운업체인 머스크는 이미 대체연료를 사용하기로 결정했고, MSC도 스크러버 설치 방식을 선택했다. 현대상선, 팬오션, SM상선 등 국내 선사들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관련 기술 스터디에 나서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대응이 늦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국제해사기구는 2020년 1월 1일부터 세계 모든 해역을 지나는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현행 3.5%에서 0.5%로 강화하는 규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황산화물 배출 규제에 대한 대응법에는 현재 쓰고 있는 고유황유보다 50%가량 비싼 저유황유를 쓰는 방안, 고유황유를 계속 쓰면서 탈황장치인 스크러버를 설치하는 방안,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쓰는 LNG연료선박을 건조하는 방안 등 3가지가 있다. 

▲ⓒSM상선

 

하지만 위기는 기회를 의미하기도 한다. 국적 1위 선사인 현대상선은 2020년 환경규제를 극복하고 세계적 선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세웠다. 내년 초 환경규제에 맞는 선박을 신조 발주한다면, 비용 측면에서 경쟁사들에 비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내년부터 선박 발주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빠르면 내년 1분기 2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 선박 12척 가량을 발주한다는 계획이다. 물동량을 36만TEU에서 62만TEU로 늘리면 현대상선은 세계 8위 선사로 단숨에 올라서게 된다. 준비작업은 완료된 상태다. 현대상선은 지난 10월 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해 모든 절차를 끝마쳤다. 조달된 6000억원 중 4000억원은 선박투자 및 국내외 항만투자 등 시설자금으로, 2000억원은 차입금 상환, 용선료 지급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된다. 

SM상선도 내년 1월 합병이 마무리되면 설립 2년 만에 몸집을 3배 이상 키우게 된다. 합병 후 SM상선 자산은 5260억원으로 증가하고 자본금도 2170억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더 나아가 내년에는 대한상선과도 2차 합병도 시도할 계획이다. 몸집이 커지면서 글로벌 해운사로 도약할 채비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SM상선은 2018년 상반기에 미 서안 북부와 동부에 노선 개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과 손잡고 공동운항에 나서는 것도 검토하는 등 영업망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정부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27일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2018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내년부터 친환경 선박 대체 보조금 제도를 시행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해운업 재건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선, 노후 선박의 폐선 및 친환경·고효율 선박 신조 지원을 위해 친환경 선박 대체 보조금으로 43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또한 노후 외항선박을 친환경 고효율 선박으로 대체 시 신조가의 10%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내년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 및 이를 통한 선박 확충, 화물 확보 등 분야별 경쟁력 확보 전략을 마련에도 나선다. 구체적으로 원양 컨테이너 선사는 선복량·해외터미널 확충, 연근해 선사는 한국해운협의체 중심의 선사 간 협력 증대, 벌크선사는 장기운송 계약 확대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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