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올해 이어 내년에도 세 차례 추가 인상 시사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 확대, 시장금리 상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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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따라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금리 상승 및 긴축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내년 통화정책 방향도 윤곽이 잡히면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언제, 몇 번 오를지 관심이 집중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최근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2018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통해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기준금리를 운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내년 금리 인상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란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6년 5개월 만에 1.50%로 전격 상향하면서 긴축으로 입장을 틀었지만, 추가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으로 일관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필두로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융통화정책의 방향키를 돌렸고, 내년에는 이런 흐름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추가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국 연준은 상반기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이달 또다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미 양국 기준금리 상단이 1.50%로 같아졌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미국 기준금리 전망 점도표를 보면 내년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예상 횟수는 3회다. 한국은행의 내년 금리 인상은 1~2회 가량으로 국내 시장은 점치고 있다.

한국은행은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이 기준금리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신중만을 고집한다면 내년 한미 양국의 기준금리 역전은 현실이 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2분기 중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국의 내년 추가 인상과 함께 가계부채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변수로 꼽힌다. 불어날 대로 불어난 가계부채는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금리 상승을 견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시장금리가 미국의 기준금리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계의 이자상환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의 경우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비은행 및 신용대출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금리상승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김영일 한국개발연구원은 "한미 금리가 같은 수준인데 일종의 국제 금리인 미국 금리가 향후 더 인상되면 단기간 버틸 수는 있겠지만,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에서 금리에 격차를 두면서 낮은 수준으로 1년 이상 오래 유지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내년 대내외 수요 회복에 따른 견조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리스크 요인을 감안해 완만하고 점진적인 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린다"며 "가계부채 부담, 제한적 수요측 인플레이션 압력, 이주열 총재 임기 만료 등을 비춰볼 때 한국은행이 하반기 중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