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계열사 '최대주주' 그룹 내 존재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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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B그룹 창업주 김준기 전 회장의 장남 김남호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2세 경영승계에 속도가 붙었다.

    김 부사장은 다른 2세들과 달리 일찌감치 지분 확보를 끝냈다. 업계에서는 김 전 회장이 지난해 여비서와 불미스런 일에 휘말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터라 김남호 부사장이 직책을 높여가며 그룹 내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남호 부사장은 1975년생으로 9년간 그룹 내 계열사에 몸담으며 실무경험을 쌓았다.  

    김 부사장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다.  미국 워싱턴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를 마친 뒤 2009년 1월 동부제철 아산만관리팀 차장으로 입사하면서 후계 승계 작업이 시작됐다. 그는 제철공장 현장 업무를 시작으로 동부제철 인사팀 교육담당 차장(2009년 4월), 동부제철 인사팀 부장(2012년 1월), 농업부문 계열사 동부팜한농 부장(2013년 1월)을 지냈다.

    2013년 그룹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고 주력 사업이 제조업에서 금융으로 바뀌면서 김남호 부사장의 거취도 달라졌다.

    2015년 동부팜한농이 그룹에서 계열분리되고 매각이 결정되면서 그해 4월 DB생명 소속으로 DB금융연구소로 자리를 옮겼고 2016년에는 DB손보 소속이 됐다.

    DB금융연구소는 DB손보 등 금융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연구기관으로 그룹 금융 부문의 중장기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일을 맡고 있다.

    김남호 부사장은 동부금융연구소 상무로 승진한지 1년만에 부사장 타이틀을 달았다. 그동안 김 부사장은 경영일선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부친의 갑작스런 퇴진으로 2세 경영권 승계 작업을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사장은 DB그룹의 핵심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DB손보 지분율은 9.01%로 부친 김준기 전 회장의 지분율(5.94%)보다 많다.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이 90년대 중반부터 증여를 진행한데 따른 결과다.

    DB손보는 DB생명 지분 99.83%, DB금융투자 지분 19.92%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금융계열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DB그룹은 (주)DB Inc를 주축으로 하는 제조업과 DB손보를 중심으로 하는 금융부문으로 구분된다. 김남호 부사장은 그룹 지주사격인 DB Inc의 지분 18.2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해 동부에서 DB로 사명을 바꾼 DB그룹은 23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장 5개사, 비상장 18개사로 구분된다. 주요 계열사에는 DB손보, DB생명, DB증권, DB자산운용, DB저축은행, DB캐피탈 등 금융계열사와 (주)DB Inc, DB라이텍, DB하이텍, DB메탈 등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