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넘는 긴 대화, 중간 중간 고성 새어나와SPC그룹 '묵묵부답', 2개 노조 "각자의 입장 확인한 시간… 준비 안된 듯"다음 대화 시기는 미정
  • ▲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하 화섬노조) 파리바게뜨 지회 관계자. ⓒ정상윤 기자
    ▲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하 화섬노조) 파리바게뜨 지회 관계자. ⓒ정상윤 기자

파리바게뜨 본사와 제빵기사들이 소속된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하 화섬노조), 한국노총 계열 노조가 만나 '직접고용'과 관련한 첫 대화를 나눴다. 본사와 두 노조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의견 통합에 진전을 이룰 수 있는 대화가 오갈 것으로 기대 됐지만 간담회가 끝난 후 분위기는 싸늘했다. 

이들은 3일 오후 2시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제빵기사 직접고용 논란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리에서 만나 2시간이 넘게 진지한 토론을 벌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화섬노조 측 관계자 4명과 한노총 측 4명,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 측 관계자 4명이 참석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만큼 외부 노출을 극도로 꺼려하는 모습이었다. 간담회 도중 잠깐씩 고성이 회의장 밖으로 새어나오기도 했다.  

다소 굳은 표정으로 간담회장을 빠져나온 SPC그룹 관계자는 "할 이야기가 없다"며 "(오늘 간담회에서 나눈 대화에 대해)아무런 이야기도 외부에 하지 않기로 했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화섬노조 관계자는 "첫 만남이다보니 각자의 입장만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며 "첫 만남에 어떤 결론을 낼 수는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본사 측이)
구체적인 안을 가져오지 않고 이전과 똑같은 이야기만 계속했다"며 "다소 준비가 안됐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한노총 노조 측은 "오늘 대화로 합의된 바는 없다"며 "해결 방안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파리바게뜨 본사 측은 본사와 가맹점주, 협력업체(도급업체) 3자간 합작사인 '해피파트너스'를 통한 직접고용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비해 화섬노조와 한노총 측은 본사 직접고용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섬노조 관계자는 "고용노동부가 파리바게뜨 본사에 내린 시정명령은 본사 직접고용이 원칙"이라며 "파리바게뜨 본사는 이에 대해 책임있는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피파트너즈를 통한 직접고용은 대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본사 측은 해피파트너즈 이야기를 또 꺼냈다"며 "이후에는 본사가 나중에 더 고민해보고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고 말했다.

  • ▲ SPC그룹 관계자. ⓒ정상윤 기자
    ▲ SPC그룹 관계자. ⓒ정상윤 기자

  • 이날 첫 대화에서 본사는 '해피파트너즈'를 통한 직접고용에 대해 두 노조에게 설명 했지만 노조 측은 본사 직접고용 원칙을 끝까지 고수하면서 이들의 의견 차는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만남은 지난 12월 18일 화섬노조와 한노총 두 노조가 만난 뒤 '직접고용'과 관련해 파리바게뜨 본사 측에 공동으로 대화를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본사와 두 노조 간 첫 대화라는 점에서 앞으로 협상의 여지는 아직 남아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들의 의견 차가 큰 탓에 간극을 좁히는 작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사와 두 노조 간 다음 만남 일정은 현재로선 정해지지 않았다.  

    화섬노조와 한노총 노조 측이 '해피파트너즈'를 통한 직접고용이 아닌 '본사 직접고용'으로 의견 일치를 이루고 앞으로 본사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만큼 파리바게뜨 본사를 향한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SPC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해피파트너즈'의 직원 수는 지난달 27일을 기준으로 4152명을 넘어섰다. 
    고용노동부가 지시한 직접고용 대상자들 중 490명의 사직 및 휴직자를 포함하면 전체 5309명의 직고용 대상자 중 79%인 4212명의 제빵기사들이 가맹본부 직접고용 대신 다른 대안을 선택한 셈이다.

    아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인원은 1097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화섬노조와 한노총 노조에 가입한 인원으로 전해졌다.
    파리바게뜨 본사가 두 노조와 '직접 고용'과 관련한 합의를 끝내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SPC그룹은 1인당 1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약 100억원이 넘는 규모다. 

    오는 24일에는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접고용과 관련한 본안 소송 첫 심리가 예정 돼 있다. 이 
    소송을 통해 고용노동부의 시정조치에 따른 직접고용 문제가 결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