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교체·연말 임원인사 등으로 교섭 지연신한은행,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지난해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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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들이 2017년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매듭 짓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됐다. 

연말 CEO교체와 대규모 임원 인사 등 내부 사정이 맞물리며 협상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지난해 임금인상률을 2.65%로 합의한 뒤 주요 은행들이 지난해 말부터 일제히 개별 임금협상에 돌입했다. 

작년 사용자협의회와 금노가 임금인상만 합의하고 단체협상 타결은 남겨둔 까닭에 주요 은행들 역시 올해는 임금인상과 노사합의사항 관련 협상만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은행장 교체부터 연말 정기 임원인사 등 예상치 못한 이슈가 발생하면서 합의가 늦어지는 분위기다.

가장 먼저 지난해 임단협을 시작한 국민은행은 지난 11월 허인 신임 행장 취임 이후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허인 행장 취임 이후 박홍배 국민은행지부 노조위원장과 만나 협상을 시작했지만, 연말 임원 인사에 따른 은행 측 교섭위원 교체로 인해 임원급 교섭을 새로 시작해야하는 형국이다.

은행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이홍 전 국민은행장이 임원급 교섭에 참석했는데 퇴임했고, 연말 정기 인사로 사측교섭위원 5명 중 4명이 새로운 인물로 구성됐다"며 "새 임원들과 다시 교섭을 시작해야 하다 보니 타결에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민은행 노사는 일반 직군 임금 협상과 더불어 저임금직 처우개선, 임금피크제 개선 등 총 7가지 안건을 논의 중이다.

지난해 말 새 수장을 맞은 우리은행 역시 임단협에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다. 통상 12월 초에 임단협을 시작해왔지만 작년 갑작스러운 행장 교체로 시작 일정 자체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임단협을 시작한 뒤 손태승 우리은행장과 박필준 우리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이 만나 대표단 교섭이 한 차례 이뤄졌고, 계속해서 협상을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김정태 회장 재연임을 두고 노사갈등을 빚고 있는 KEB하나은행도 임금협상을 위한 준비단계는 차례차례 밟고 있다.

KEB하나은행 노조 측이 사측에 임금협상 관련 공문을 띄운 상태며 각자 일정을 조율해 대표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KEB하나은행 노조 측은 이번 협상에서 임금보다 노사합의안건 관련 합의점을 찾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KEB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사용자협의회와 금노 측이 임금인상률 2.65%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임금협상은 큰 틀이 정해진 상태"라며 "대신 KEB하나은행 내부 이슈인 옛 외환·하나은행 제도통합 관련 TFT를 구성하는데 더 힘을 실을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제도통합 TFT 구성에 있어 하나은행 노사 지부 협약이 완성돼야하는데 KEB하나은행은 처음부터 제도를 새롭게 만들어나가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이번 임단협 타결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시중은행 가운데 해를 넘기지 않고 2017년 임금협상을 타결한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지난해 29일 협상을 마무리 지은 신한은행은 일반직원 2.65%, 일반직 외 직원 4% 임금인상과 경영성과급으로 현금 200%, 주식 100%를 지급하기로 노사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