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 총 예치액 2조670억원…1년 전 대비 64배 껑충박용진 의원 "막대한 수익 거두는 은행들 불법행위 방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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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진 의원실

    농협은행 계좌가 가상통화 시장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통화의 투기 과열, 불법자금거래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가상거래에 편승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것은 사실상 불법행위를 방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5일 금융감독원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가상통화 취급업자 관련 은행 계좌 수 및 예치잔액'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기준 국내 은행의 총 계좌 잔액은 2조6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대비 64배 늘어난 규모로, 시중은행보다 농협은행 잔액이 월등히 많았다.

가상통화 거래소는 시중은행 중 우리·국민·신한은행에서, 특수은행 중 기업·산업·농협은행이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은행은 가상계좌 거래에 따른 수수료 수입 등을 벌어들이는 구조인데, 공적인 성격이 강한 특수은행들이 이익을 더 많이 취한 것으로 추정된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12일 기준 계좌수가 2건에 불과했지만, 계좌 잔액이 7865억원에 달했다.

기업은행 계좌 잔액이 4920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계좌수도 30건으로 취급 은행 중 두번째로 많았다. 기업은행은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의 주거래은행이라는 점이 잔고 급증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산업은행 역시 계좌 잔액이 455억원에 달했다. 산업은행은 거래소 코인원에 가상계좌를 터주고 있다. 

반면 3개 시중은행 계좌수는 월등히 많았지만, 총 계좌 잔액은 7430억원으로 농협은행보다 적었다.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 계좌수가 34건으로 가장 많았고 계좌 잔액은 국민은행이 3879억원으로 농협, 기업은행 다음으로 높았다.

농협은행의 경우 국내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인 빗썸 및 3~4위권 대형사인 코인원의 주거래은행이다 보니 계좌 건수는 가장 작지만, 계좌 잔고는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농협은행이 전국에 가장 많은 점포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농촌 어디에서도 가상통화를 거래하기 좋은 구조라는 의미다.

박용진 의원은 "과열된 투기를 막기 위해 은행 자체적인 보호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재 가상통화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관련된 법안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만큼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가상통화에 대한 광풍으로 투기 등 여러가지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가 직접 나서서 규제 대안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거래 급등세를 보이면서 반쪽자리 규제로 전락하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규제 방안은 미성년자·외국인 비거주자의 계좌개설 및 거래 전면 금지, 가상화폐·가상통화에 대한 과세 여부 검토, 은행 가상계좌 신규 개설 금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