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오후 1시까지 찬반투표, 오후 7시쯤 결과 나올듯내부에서는 박빙으로 예상, 나이 따라 입장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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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현대家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임단협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등은 지난 연말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지만, 찬반투표에서 잇달아 부결되며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이 가운데 금일 현대중공업 노조가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전체 조합원 1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동시간 지난해 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한 현대로보틱스,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사업장에서도 잠정합의안에 대해 조합원들의 의사를 묻는 투표가 열린다.

    투표 결과는 이날 오후 7시쯤 돼서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각 사업장은 투표 결과에 따라 재협상을 진행할 지, 오늘로 마무리 지을 지 결정하게 된다. 만약 한 사업장이라도 부결이 된다면 그 사업장은 따로 재협상을 진행하고, 가결된 사업장은 부결된 곳의 임단협이 끝날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임단협 후속 조치인 타결금 지급 등은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분할 사업장 임단협이 모두 마무리돼야만 진행될 수 있다는게 현대중공업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중공업 내부에서는 이날 투표 결과에 대해 50 대 50으로 예상하고 있다. 젊은 노조원들은 한시라도 빨리 타결되길 원하는 반면, 연차가 높은 직원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임단협 결과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힘들다"면서도 "각자 처지에 따라 임단협에 대한 입장이 달라 끝나봐야 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은 이번 협상이 끝나면 2000만원 이상의 타결금을 지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2년치 임단협 타결금인만큼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금액이 많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현대중공업 임단협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 한해 업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조원들이 부결을 시킨다 해도 차후 얻어낼 수 있는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올 한해 매출을 10년 전 대비 60% 감소한 7조9870억원으로 잡았다"며 "조선업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사정을 일감부족을 겪고 있는 조합원들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부결표를 던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19일 기본급 5만8000원 인상 등을 포함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이어진 찬반투표에서 반대표가 50% 이상 나오며 부결된 바 있다. 기본급 인상폭이 노조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반대표가 대거 쏟아졌다는게 현대차 노조 측의 설명이다.

    현대제철 역시 지난달 29일 도출한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두고 이달 7일 임단협 찬반투표를 진행했지만, 73.5%의 반대로 부결됐다. 현대제철 노조는 "임금 인상폭에 대해 불만이 많았고, 현대차 노조의 부결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