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 최측근들 승진하며 친정체제 구축그룹 역사상 첫 여성 CEO 탄생, 여성임원 대거 승진
  • ▲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롯데그룹
    ▲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롯데그룹
롯데그룹이 '뉴롯데' 선포 후 첫 정기 임원인사에서 170여 명을 신임 및 승진시켰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2인자 자리를 공고히 다졌다. 그룹 역사상 첫 여성 CEO도 배출했다.

이는 신동빈 회장이 경영비리 1심 선고에서 실형을 면한 만큼 대규모 임원 승진을 통해 그동안의 성과를 보상하고 '뉴롯데'를 본격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10일 롯데그룹은 이사회를 열고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등 유통·식품·서비스·금융 등 총 28개 주요 계열사들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오는 11일에는 남은 10여개 계열사의 임원 인사를 진행한다.

이날 인사에서는 대표이사 자리 이동은 소폭에 그쳤지만 각 계열사에서 승진자들이 대거 나왔다.

아울러 지난해 신설된 4개 부문의 BU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신규임원을 대거 등용하는 등 조직의 안정과 전문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첫 여성 CEO 탄생 등 여성 임원이 12명으로 늘어나면서 그룹 내 여성임원도 28명에 도달하게 됐다. 

◇ 황각규 사장, 부회장 승진…전문성 갖춘 승진자 배출

먼저 신동빈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황 부회장은 지난해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키며 롯데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의 컨트롤타워인 경영혁신실을 총괄하면서 재판으로 바쁜 신동빈 회장을 대신해 그룹을 비교적 잘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황 부회장은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한 후 1995년부터 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신동빈 회장을 보좌하는 동시에 신규 사업 및 M&A, 해외사업을 담당하면서 롯데의 비약적인 성장과 변화를 주도해왔다.

롯데 관계자는 "황각규 대표이사의 부회장 승진으로 롯데그룹은 보다 안정적인 최고경영진과 함께할 수 있게 됐다"며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해소와 지주사 출범에 기여한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봉철 사장은 1986년 입사해 정책본부 재무팀장,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2014년 정책본부 지원실장을 맡으며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힘써 경영투명성을 제고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현수 사장은 1984년 입사해 롯데쇼핑의 CFO직을 수행했으며, 2014년부터 롯데손해보험 대표를 맡아 탁월한 경영감각으로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을 향상시켰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박송완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백화점에서 상품·영업·마케팅을 고루 경험한 이완신 부사장은 지난해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로 부임했으며, 조직 안정화와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수익성을 크게 높인 점을 인정받았다.

박송완 부사장은 2016년 롯데캐피탈 대표로 부임한 이후, 수익성을 제고하고 리스크 관리를 안정적으로 해냈다는 평이다.

조현철 롯데알미늄 경영지원부문장은 롯데알미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조현철 대표이사 내정자는 1988년 롯데알미늄에 입사해 기획실장, 영업본부장,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두루 거쳤다.

호텔롯데의 러시아사업장인 롯데루스의 신임 대표이사로는 김태홍 롯데스카이힐CC 총괄부문장이 내정됐다. 김태홍 신임대표 내정자는 호텔영업 및 관리, 러시아 사업 등에 역량을 갖췄다. 

특히 이번 임원인사에서는 50대 신임 대표이사가 크게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이홍열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1983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한 이 대표는 대산MMA 대표이사 등을 거쳐 2017년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조직의 안정화와 성과 창출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김용수 롯데제과 사장은 롯데중앙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롯데푸드 대표에 이어 롯데제과 대표를 역임했으며, 롯데제과의 글로벌 성장과 수익성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이제는 롯데 식품사들의 신제품 개발 및 중장기적 식품 관련 경쟁력 확보 역할을 맡게 됐다. 

롯데제과의 신임 대표이사로는 민명기 건과영업본부장이 부사장 승진과 함께 내정됐다. 민 대표이사 내정자는 1985년 롯데제과 입사 후 건과 분야의 전문가로 일했으며, 2008년부터 4년간은 롯데제과 인도 법인을 이끌기도 했다. 김 전임대표의 뒤를 이어 롯데제과의 글로벌 사업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광영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7년 롯데자산개발 대표로 선임된 이 부사장은 롯데월드몰 구성의 첫 그림부터 마지막까지 완성한 쇼핑몰 관련 전문가로서 지금은 해외 복합단지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롯데지알에스는 남익우 롯데지주 가치경영1팀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남 대표이사 내정자는 롯데지알에스의 마케팅, 영업 및 경영지원부문장을 수행하다가 2012년 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롯데 식품계열사의 경영지원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김경호 롯데닷컴 EC영업본부장은 전무로 승진하며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김 대표이사 내정자는 1994년 대홍기획으로 입사한 후 롯데닷컴 설립부터 지금까지 전략, 마케팅, EC 등 주요 업무를 두루 수행해왔다.

  • ▲ 선우영 롯데 롭스(LOHB's) 대표이사 상무.ⓒ롯데그룹
    ▲ 선우영 롯데 롭스(LOHB's) 대표이사 상무.ⓒ롯데그룹
  • ◇그룹 역사상 첫 여성 CEO 탄생

    이번 인사에서는 선우영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부문장(상무)이 롯데 롭스(LOHB's) 대표로 선임됐다. 롯데그룹 최초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선우영 신임대표 내정자는 롯데하이마트에서 생활가전 상품관리, 온라인부문 업무 등을 수행하며 옴니채널 사업 성장에 기여했다. 향후 여성 CEO로서의 섬세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롭스의 상품 소싱과 온라인 사업을 이끌며, 고객 니즈에 부응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성 임원들도 대거 승진했다. 김현옥 롯데지주 준법경영팀장은 전무로 승진했다. 김현옥 전무는 컴플라이언스 체제 도입과 실행에 크게 기여했다. 인터넷면세점 사업을 담당하는 전혜진 상무보, 그룹의 A.I. 사업 추진을 맡고 있는 김혜영 상무보도 관련 전문성과 업무추진력을 인정받아 한 단계 승진했다.

    김민아 롯데지주 재무3팀장, 여명랑 롯데칠성음료 브랜드 팀장, 이정혜 롯데백화점 디자인관리총괄, 신영주 롯데슈퍼 전략상품부문장, 황윤희 롯데멤버스 빅데이터부문장, 김지나 롯데카드 브랜드전략팀장은 신임 임원으로 발탁됐다. 

    이와 함께 최진아 롯데제과 글로벌마케팀장, 송종은 롯데지알에스 햄버거판촉팀장이 새롭게 임원이 됐다. 롯데제과의 벨기에 길리안 법인장인 미에케 칼레바우트 상무보는 프리미엄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킨 공을 인정받아 상무로 승진했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의 여성인재육성 정책에 따라 열정과 능력을 갖춘 여성인력을 과감히 발탁해왔다. 2012년 처음으로 여성임원을 3명 배출했으며, 올해에는 그 10배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