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경남 마산 출생...28년 전 호남석유화학서 신동빈 회장과의 인연 맺어
  • ▲ 황각규 롯데지주(주) 대표이사 부회장. ⓒ롯데지주
    ▲ 황각규 롯데지주(주) 대표이사 부회장. ⓒ롯데지주


'신동빈 회장의 오른팔'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대표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명실공히 롯데그룹의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 

롯데그룹은 10일 롯데지주, 롯데쇼핑,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2018년 정기 임원인사를 확정 발표했다. 황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신동빈 회장을 필두로 하는 '뉴롯데' 진영도 갖춰지게 됐다.

사실 황 부회장의 승진은 예견돼 있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2월 조직 개편을 통해 전 계열사를 유통, 식품, 호텔 및 서비스, 화학 4개 BU(Business Unit)로 나눴다. 이원준 유통BU장, 이재혁 식품BU장, 송용덕 호텔 및 서비스BU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임명했지만 롯데지주(옛 정책본부) 내에는 부회장이 없었다.

황 부회장은 당시 롯데그룹 총수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있어 승진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열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이번에 부회장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재계에 따르면 사실 지난해 롯데그룹에서 3명이 부회장으로 승진했지만, 롯데그룹 컨트롤타워 내에서 부회장이 나온 것은 2011년 승진한 고(故) 이인원 부회장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황 부회장의 영향력과 이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회장과 동갑내기인 황 부회장은 1955년 4월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79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신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황 부회장은 1990년 신 회장이 경영수업을 받기 위해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입사했을 당시부터 신 회장과 회사 생활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당시 기획부장이었던 황 부회장이 신 회장을 지근거리서 보좌한 것으로 안다"며 "두 사람이 서로의 역량을 단 번에 알아본 것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황 부회장은 1995년 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국제팀장·실장을 거쳐 운영실장, 경영혁신실장을 역임했다. 신 회장을 보좌하며 신규사업, 인수합병(M&A) 등을 수행해 롯데그룹의 성장과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

이후 롯데정책본부 운영실장,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으로 그룹의 전반적인 경영관리와 쇄신작업을 이끌었다. 2004년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 2007년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 2009년 두산주류(현 롯데주류) 등 인수합병이 황 부회장이 성공시킨 작품으로 꼽힌다.

신동빈 회장이 그룹 회장에 오른 2011년에는 롯데쇼핑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키며 롯데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 회장이 롯데 총수일가 경영비리 수사로 법정을 오가고,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후문이다.

롯데 관계자는 "황각규 대표이사의 부회장 승진으로 롯데그룹은 보다 안정적인 최고경영진 진용을 갖추게 됐다"며 "롯데가 과거 양적 성장 우선주의에서 질적 성장으로 체질개선하는 데 황 부회장이 신 회장을 도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