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커머스, 인공지능 서비스 선보이며 '혁신'유통업계 총수 "흐름에 뒤처지지말라" 당부
  • ▲ 고객이 본점에서 ‘이미지 인식(VR)’ 서비스를 통해 ‘로사’에게 상품을 추천 받는 모습. ⓒ롯데백화점
    ▲ 고객이 본점에서 ‘이미지 인식(VR)’ 서비스를 통해 ‘로사’에게 상품을 추천 받는 모습. ⓒ롯데백화점


    유통업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보수적인 주요 사업 전략에서 벗어나 신사업에 도전하고 온라인으로의 생태계 전환, 다양한 분야와의 융복합, 경쟁업체와의 협업까지 시도하며 전통적인 유통업에서 벗어난 신(新) 유통 시대를 열고 있다. 2018년 빠른 변화를 예고하는 유통업계의 모습을 들여다 본다. <편집자주>

    "내일의 변화 속도는 오늘의 변화 속도를 기어가는 것처럼 보이게 할 것이다." 피터 디아만디스 싱귤래리티대학교 회장.

    2018년 본격적인 5G(5th generation mobile communications) 시대가 다가오면서 유통업계도 기존과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등 첨단 ICT 기술이 모든 프로세스에 적용되면서 오프라인 채널에서 운영되던 기존의 유통방식도 온라인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옴니채널' 구축을 통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한 형태의 신규 쇼핑환경 만들기에 나섰다.

    옴니채널이란 소비자가 온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한 뒤 오프라인에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성격이 다른 유통채널의 특성을 하나로 합쳐 소비자가 어떤 방식으로 구매하든 기존 구매처와 같은 익숙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백화점 분당점에는 식품매장에 백화점 업계 최초로 '스마트쇼퍼'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이 카트나 장바구니 없이 지정된 단말기를 들고 구매하고 싶은 상품 바코드를 찍는 새로운 쇼핑 방법이다.

    신세계백화점도 O2O서비스(온라인 to 오프라인)인 '매직픽업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고객이 SSG 닷컴에서 백화점 판매상품을 구매할 경우 배송을 기다리지 않고 신세계 전 점의 해당 브랜드 매장에서 상품을 직접 수령할 수 있다.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 개발도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신(新) 온라인쇼핑 생태계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챗봇 기술이 고도화되면 이용자들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복합쇼핑몰 등을 가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한 개인비서를 대동해 인터넷 속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유통업계의 향후 먹거리와 직결되는 셈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 '로사(LOSA:LOTTE SHOPPING Advisor)' 베타서비스를 론칭했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의 물음에 문맥을 이해한 뒤 개인화 특성에 맞춰 소통하는 느낌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챗봇들의 경우 "설 선물을 추천해줘!"라고 주문하면 대화 형태가 아닌 검색엔진에서 관련 카테고리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이뤄졌다.

    그러나 로사의 경우 고객이 말한 문맥을 이해하고 고객에게 한번 더 물어보는 형식으로 "누구를 위한 선물일까요?", "선물의 주인공이 누군지 궁금해요~" 등 대상을 압축하고 대화하는 형식으로 개인화에 더 특화돼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현대백화점도 채팅형 챗봇인 '헤이봇'을 개발해 서비스 중이다. 헤이봇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채팅서비스다. 카카오톡 옐로아이디(추천친구)를 통해 1:1 채팅을 할 수 있어 상담원과 직접 대화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기존 챗봇이 '구매', '반품' 등을 선택해 정해진 답변을 주는 방식이라면 '헤이봇'은 "안녕 세라"와 같은 인사부터 "구매 내역을 알려줘", "상품 배송 현황을 알려줘" 등 문장으로 채팅이 가능하다.

    기존 오프라인 채널의 대표주자였던 백화점업계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온라인이라는 신기술을 장착하고 있는 셈이다.

  • ▲ 로사의 서비스 화면. ⓒ롯데백화점 앱
    ▲ 로사의 서비스 화면. ⓒ롯데백화점 앱


    온라인마켓들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인공지능이라는 신기술 도입에 나서고 있다

    11번가는 챗봇 '바로'를 론칭했다. '바로'는 1대1 모바일 채팅을 통해 고객이 찾는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바로'는 딥러닝(Deep Learning) 알고리즘이 적용돼 묻는 질문과 대화가 많아질수록 고객의 의도를 학습해 진화하는 모델이다. 예를 들어 “신혼부부가 쓰기 좋은 냉장고를 찾아줘”라고 하면 “용량이 작은 상품으로 보시는군요”라고 답하면서 선호하는 제조사 등을 물어본 뒤 제품을 추천하는 식이다.

    인터파크 역시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챗봇 '톡집사'를 운영 중이며, 이베이코리아와 위메프, 티몬 등도 챗봇 서비스를 개발 및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총수들도 이러한 흐름에 뒤처지지 말라며 신년사를 통해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변화하는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고 강조했으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기존과 같은 방식은 앞으로 통하지 않는다"고 직원들에게 변화할 것을 요구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 "차별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역량과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이러한 정황상 올해 유통업계는 온라인 기술과 접목한 형태의 다양한 신기술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KT가 5G 세계최초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공약하는 등 통신 기술의 발달로 유통업계도 올해 다양한 신규 서비스가 나올 것"이라며 "오프라인 매장에 국한된 서비스만으로는 향후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토대로 유통 생태계가 재편되는 기점이 올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