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가능하고 신뢰도 있는 정부 정책 절실

[역주행하는 정부정책] ②신뢰 잃은 탄소배출권 할당 계획... 기업 부담 가중

탄소배출권 할당 계획 기업 사업성에 중대한 영향
사업 가능 여부에 대한 예측가능성 제시해줘야

이지완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8.01.12 15: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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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데일리



국내외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주고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지원이 절실하다. 그렇지 않을 경우 기업의 부담은 가중될 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잃게 된다. 최근 들어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기차 보조금 이슈다.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정부는 오히려 보조금 규모를 줄이고 있다. 시멘트업계에서는 탄소배출권 계획이 장기적으로 수립되지 않아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관세감면제도 계획으로 국내 항공사들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뉴데일리경제는 정부의 긍정적 지원책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음을 신년기획 시리즈를 통해 제언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정부가 2018년 탄소배출권 할당 계획을 발표하자 기업들이 한숨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석탄·화력발전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시멘트업계도 마찬가지다. 통상적으로 정부는 3년 단위로 탄소배출권 할당 계획을 발표한다. 하지만 지난해는 예정보다 약 6개월 늦게 계획을 발표했고, 이마저도 올해 1년치에 불과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올해 탄소배출권 할당량은 전체 산업 기준 총 5억3846만톤(t)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시멘트 부문은 약 4351만톤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할당량의 약 20%만 부족하더라도 시멘트업체들은 적자전환이 불가피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멘트업계는 올해 탄소배출권 문제를 업계의 이슈로 꼽을 정도로 부담이 막심하다. 신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강화하면서 에너지전환정책인 2030온실가스 감축 로드맵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탄소배출권 할당량 계획이 당초 계획보다 6개월여나 늦어진 지난해 말에나 발표됐다. 정부의 계획을 토대로 사업 계획을 짜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미래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특히 늦어지는 정책 탓에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잉여 배출권을 갖고 있는 업체들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지 않으면서 가격에 폭등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초 톤당 탄소배출권 가격은 2만원을 하회했다. 이후 시장에 대한 우려가 급장한 11월에는 2만8000원선까지 급등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멘트업종을 비롯해 배출권 탄소배출권 가격에 민감한 발전, 화학, 철강 등 주요 업체들은 정부에 시장 상황 개선을 위한 움직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부의 2018년 할당 계획 발표 시기인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만원 초반대로 하락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잉여 배출권을 갖고 있는 업체들도 물량을 시장에 내놓지 않아 지난해 11월 톤당 가격이 2만8000원선까지 급증하는 등 시장을 혼탁하게 했다"며 "정부의 정책 하나에 기업의 미래 계획이 좌우된다. 좀 더 신속하고 효율적인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산업연구원(KIET)


다수의 기업들은 정부의 환경 정책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기후변화에 대한 기업의 인식과 산업정책적 대응방향'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2030년 배출전망치 대비 온실가스 37% 감축 목표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의 기업이 정부의 배출량 감축 목표가 너무 높거나, 높은 편이라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학계에서는 정부의 탄소배출권 할당 계획이 지연됨에 따라 기업의 중장기 계획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종민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사업계획은 최소 2~3년을 기준으로 하는데, 할당계획은 이 중장기 계획에 대한 '사업성'에 큰 영향을 미칠수 있다"며 "부담의 경중을 떠나 최소한 기업의 사업 가능성 여부가 예측가능하도록은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기업의 탄소배출권 문제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는 정책의 신뢰도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종민 교수는 "정부 정책이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문제에 대한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예측가능성이 핵심이다. 시장 안정화 및 할당 등에 대한 정책 예측가능성이 향후 배출권 가격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하며, 이에 따른 사업의 수익성(profitability)를 결정하기 때문에 기업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며 "가격의 높고 낮음이 문제가 아니라 정책의 신뢰도와 예측가능성이 정부가 해줄 수 있는 최소, 최대한의 정책적 지원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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