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된 돈 전년比 21%↑…5톤 트럭 99대분 달해장판 밑 눌림이나 습기로 부패된 경우 가장 많아
  • ▲ ⓒ한국은행
    ▲ ⓒ한국은행

    #충남에 거주하는 강모씨는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이 싱크대에 돈을 보관하다가 습기로 손상된 5877만원을 교환했다. 광주에 사는 김모씨는 집을 비운 사이 화재가 발생해 불에 타고 남은 돈 749만원을 교환했다.

이처럼 잘못 보관하거나 불에 타는 등 부주의로 인해 폐기된 지폐와 동전이 1년 사이 21% 증가했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중 손상화폐 및 교환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폐기한 손상화폐는 3조7693억원으로 집계됐다.

폐기된 손상화폐 장수로는 6억장으로, 모두 새 화폐로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617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만원권이 3조404억원(80.7%)으로 가장 많았으며, 5만원권 3338억원(8.9%), 5000원권 2109억원(5.6%), 1000원권 1817억원(4.8%)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손상화폐를 5톤 트럭에 실을 경우 99대분에 해당하며, 손상화폐를 쌓을 경우 백두산 높이의 21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손상화폐 규모는 지난 2013년 2조2139억원, 2014년 2조9847억원, 2015년 3조3955억원으로 해마다 늘다가 2016년 3조1142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다시 증가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손상화폐 중 동전은 25억원 어치, 7000억개가 폐기됐다. 500원짜리 9억1000만원(37%), 100원짜리 8억9000만원(36.1%), 10원짜리 5억4000만원(21.9%), 50원짜리 1억2000만원(5.0%) 순이다.

한국은행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바꿔간 손상화폐는 46억1000만원으로, 1년 전 보다 27% 증가했다. 지폐 교환액 중에서는 5만원권이 14억7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주요 손상사유로는 장판 밑 눌림이나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방법에 의한 경우가 1억6000만원(2155건)으로 교환액의 54.7%에 달했다.

다음으로는 불에 탄 경우가 7억2000만원(1091건)으로 33.9%를 차지했고, 세탁이나 세단기 투입 등 취급상 부주의에 의한 경우가 2억4000만원(1491건)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부적절한 보관방법에 의한 손상화폐 교환액이 1년 전 보다 급증하는 만큼 화폐사용 습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유통화폐정화 홍보 등을 통해 화폐의 취급과 보관에 더욱 유의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훼손된 화폐를 액면 금액 그대로 교환할 수 있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 

원래 크기와 비교해 남아있는 면적이 3/4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을 교환받을 수 있다. 반면 3/4미만~ 2/5이상이면 액면금액의 절반을 새 돈으로 교환할 수 있으며, 남아있는 면적이 2/5미만인 경우 전액 바꿀 수 없다.

불에 탄 화폐는 재가 떨어지지 않고 모양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야 재 부분까지 면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 ▲ ⓒ한국은행
    ▲ ⓒ한국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