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기 실전 투입해 최종 리허설대회 기간 하루 평균 11편 896명 이용
  • ▲ 양양공항 도착한 대한항공 E급 항공기.ⓒ뉴데일리DB
    ▲ 양양공항 도착한 대한항공 E급 항공기.ⓒ뉴데일리DB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의 하늘 길목인 양양국제공항이 대형(E급)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관문 공항으로 거듭났다.

    대회 기간 하루 평균 11편 896명이 양양공항을 이용해 겨울 스포츠의 향연을 즐길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6일 양양공항에서 최초로 대형 항공기를 실전 투입해 이착륙 운항점검을 벌였다. 항공기는 대한항공의 E급 항공기 B777-200기종이 투입됐다.

    E급 항공기는 한쪽 날개 끝에서 다른 끝까지 길이(전폭)가 52~64m인 대형 항공기를 말한다. 미국 보잉사가 만든 B747, B777과 유럽 에어버스사가 만든 A330이 해당한다.

    한국공항공사 최광엽 양양지사장은 "양양공항은 속초공항 폐쇄에 따라 2002년 국제공항으로 개항했으나 원래 B급(전폭 5~23m) 국내선 전용 공항이었다"며 "이번 시설 확충으로 대형기가 내릴 수 있는 E급 공항으로 거듭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양공항은 평창올림픽에 대비해 지난 2014년부터 303억원을 투입, 활주로와 주기장을 확장하는 등 29개 시설 개선 사업을 벌여왔다.

    폭 80m이던 기존 활주로 끝 회전로를 E급 항공기가 돌아 나올 수 있게 95.7m로 확장하고 D급(A300, B767) 기준이던 비행기 유도로의 곡선부도 넓혔다. 활주로도 전면 재포장했다.

    E급 대형기의 디아이싱(기체에 쌓인 눈과 얼음을 제거하는 작업)을 위한 제·방빙장도 설치했다.

    비행기를 세워둘 주기장과 계류장도 추가·확장했다. 훈련기 주기장을 민항기와 동선이 분리되게끔 옮기고 그 자리에 C급(A320, B737) 주기장 1면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양양공항은 항공기 수용 능력이 기존 4대(D급 3·B급 1)에서 7대(E급 1·D급 2·C급 3·B급 1)로 향상됐다.

    국토부는 지난달 22일 모든 시설 공사가 끝남에 따라 이달 8일부터 항공기 운항점검을 벌여왔다.

    이날 점검은 E급 항공기를 실전 투입해 내항기 이착륙은 물론 여객 출입국, 보안, 계류장 지상안전, 소방대응, 제설, 활주로·유도로, 항공관제 등 항공 전 분야에 걸쳐 최종 예행연습을 했다.

    취재진을 태운 대한항공 B777기는 이날 오후 1시30분 서울 김포공항을 출발해 50여분 만에 양양공항에 내려앉았다. 강릉 방향에서 활주로 남쪽으로 접근해 착륙한 뒤 이번에 확장한 활주로 북쪽 끝의 회전패드에서 돌아 나와 주기장 맨 왼쪽에 신설한 E급 항공기 탑승교 앞에 멈춰섰다.

    여객 통로를 빠져나와 주기장으로 내려가 보니 비행기가 서 있는 주기장 뒤쪽으로 E급 항공기 디아이싱을 위한 제·방빙장이 마련돼 있고, 그 위에 소방구조대 차량이 비상상황 발생에 대비해 대응태세를 점검받고 있었다.

    양양공항에는 일체식 제설차 2대와 다목적 제설차 1대, 제설제 살포기 2대, 고속송풍기 2대 등이 갖춰져 있다.

    공항공사 설명으로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5㎝ 눈이 쌓였을 때 2시간 이내 제설이 이뤄지게 권고한다. 양양공항은 현재 30분 이내 제설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제설제도 60t을 비축해 보유기준 47t 이상을 웃돈다.

    최 지사장은 "양양공항은 눈이 늦은 편으로 대개 1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온다"며 "지난해는 5번 내렸는데 한 번 오면 40~60㎝ 내리는 폭설 수준이다"고 부연했다.

    그는 "아직 그런 적은 없지만, 시정(최대 식별 거리)이 550m 이하면 이착륙할 수 없어 회항해야 한다"며 "적설량보다 시정 조건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기간 양양공항에서는 국내선 정기편 외 전세기 9편, 대한항공 내항기 68편, 자가용 비행기(15인승) 34편 등 총 140편이 운항할 계획이다. 하루 평균 11편 896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세기는 현재까지 NBC·디스커버리 방송단과 일본선수단이 운항을 신청한 상태다. E급 항공기는 내항기와 전세기를 합쳐 총 10여편 운항할 예정이다.

    내항기는 외국 항공편이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뒤 승객이 국내 여객기로 갈아타 양양공항에 도착할 수 있게 연계하는 서비스다. 출입국·세관·검역(CIQ) 업무를 인천공항이 아닌 양양공항에서 진행해 환승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중량 수화물을 한꺼번에 처리해 수송 편의를 높일 수 있다.

    최 지사장은 "다음 달 1일부터 본격적으로 올림픽 방문객이 양양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본다"며 "폐막식 다음 날인 26일과 27일 이틀간 하루 평균 1977명이 공항을 찾아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구본환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올림픽 기간 공항의 안전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국토부는 항공상황반을 운영하는 등 비상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갖춰 대회의 성공 개최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반기에 지방공항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지방공항에 취항하는 항공사에 착륙료 인하 등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오는 19일 양양공항의 E급 항공기 운항기준을 승인할 예정이다.

  • ▲ 양양공항 이륙하는 대한항공 E급 항공기.ⓒ국토부
    ▲ 양양공항 이륙하는 대한항공 E급 항공기.ⓒ국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