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4급 이상 인사 못해, 한수원도 마찬가지… 주요 사업추진도 타격 우려

  • ▲ 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 한전
    ▲ 한국전력 나주 본사 전경 ⓒ 한전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선이 지연되면서 공공기관의 정기인사까지 뒤로 밀리고 있다. 

지방 순환 배치가 많은 공공기관들은 발령지에 따라 가족과 함께 이사, 자녀의 전학 등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12월~1월 사이에 인사가 단행돼 왔다. 하지만 수장이 공백인 상태에서 현실적으로 간부급 인사를 단행하기 어렵다는 게 공공기관의 입장이다. 

한국전력은 지난달 조환익 전 사장이 영국 뉴젠 원전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튿날 사의를 표명, 4급 이상의 인사가 지금껏 단행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19일 이관섭 사장이 퇴임하면서 이달로 예정됐던 정기인사가 방향성을 잃어버렸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달 5급 이하의 직원들의 인사를 단행했다. 예정대로라면 4급 이상의 차장급 간부도 인사가 진행됐어야 하지만 수장의 부재 속 간부 인사는 기약없이 미뤄졌다. 

한전 관계자는 "전체 인사를 못하고 부분적으로 직원들의 인사만 단행했다"면서 "4급 이상은 새 사장이 취임한 뒤에야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 ▲ 한국수력원자력 고리 원자력 발전소 전경 ⓒ 한수원
    ▲ 한국수력원자력 고리 원자력 발전소 전경 ⓒ 한수원


  • 한수원의 사정도 비슷하다. 통상 1월 달에 인사가 이뤄졌으나 갑작스럽게 이관섭 사장이 물러나면서 복잡하게 됐다. 한수원 안팎에서는 한전처럼 인사가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생활 밀착형 공공기관들은 인사가 전국 단위로 진행되기 때문에 제때 인사가 나지 않으면 임직원들이 겪는 피해가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만일 아이 학기 중에 다른 지역으로 인사 발령이 난다면 이사 준비에 전학까지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공기관장 공백에 따른 사업 추진 타격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전력KPS의 경우, 정의헌 사장이 이달 초 사표를 제출하면서 아랍에미리트(UAE) 바카라 원전 유지보수 계약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전과 한수원은 바카라 원전을 수주한 뒤 운영 및 운영지원 계약을 체결했다. 원전 유지보수 계약까지 일궈내면 향후 60년 간 4조원의 매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