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과 미디어, 물류 부문에 중점계열사간 합병·매각 통해 시너지 극대화
  • 이재현 CJ그룹 회장. ⓒ뉴데일리
    ▲ 이재현 CJ그룹 회장. ⓒ뉴데일리


경영 복귀 이후 이재현 회장이 선포한 '월드베스트 CJ'를 위한 밑그림이 거의 완성 단계다. 계열사별 사업 재편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합쳐서 시너지가 기대되는 것은 합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과감히 매각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한 것.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의 복귀와 함께 시작된 사업 재편 작업이 최근 들어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었다. 

CJ그룹의 사업 재편 작업이 본격화된 건 이 회장이 복귀한 지난해 초부터다. 이 회장은 2020년 매출 10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그레이트 CJ'와 세 개 이상의 기업에서 세계 1등을 차지하겠다는 '월드베스트 CJ'를 비전으로 세웠다. 

CJ그룹은 글로벌 기업화를 위해 가장 잘하는 분야인 식품과 미디어, 물류 등에 중점을 두면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사업들을 결합시키고 있다. 비주력 부문들은 과감하게 매각하거나 매각을 검토 중이다.  

최근에는 CJ오쇼핑과 CJ E&M 합병을 발표했다. CJ오쇼핑이 CJ E&M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합병비율은 1:0.41이다. 오는 6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1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CJ그룹은 두 계열사 합병에 대해 "글로벌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CJ오쇼핑은 현재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현지 주요 미디어 기업과 합작 관계를 맺고 있고, CJ E&M은 베트남, 태국, 터키 등에서 사업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CJ오쇼핑의 상품 기획 역량과 CJ E&M의 콘텐츠 역량이 더해지면 기존 사업도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두 계열사는 앞으로 양사가 가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콘텐츠 IP를 활용한 커머스를 선보이거나 콘텐츠 합작사업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CJ대한통운과 CJ건설의 합병이 발표됐다. 
독자생존이 힘든 CJ건설을 직접 자회사로 두기보다 CJ대한통운에 넘기면서 CJ대한통운이 인프라 설계 및 시공시장에 신규 진입이 가능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아울러 CJ제일제당은 CJ대한통운을 자회사로 만들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계열사별 합병을 두고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작업이라는 시각도 나오지만, CJ그룹 측은 사업 부문별 시너지 차원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CJ그룹은 지난 2007년 일찍이 지주사 전환에 나서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당시 (주)CJ는 제조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CJ제일제당을 세우고 순수지주사가 됐다. 이 회장은 제일제당 주식을 (주)CJ 주식으로 바꾸고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을 19.7%에서 43.4%로 높였다.

이재현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토대로 매각 작업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CJ그룹은 제약·바이오·음료사업을 맡고 있는 CJ헬스케어를 매각하기로 하고 우선협상자 발표를 앞두고 있다. 
참여사는 한국콜마와 외국계 사모펀드 3곳 등 총 4곳으로 알려져 있다. 매각금액은 1조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CJ그룹이 CJ헬스케어 매각을 결정한 이유도 글로벌 기업을 꿈꾸는 CJ그룹의 방향성과 일맥상통한다. CJ헬스케어는 지난해 매출액 5208억원으로 업계 10위권을 기록했지만, 국내 순위도 하위권인데다 실적도 대부분 내수에서 발생해 해외 사업에 방점이 찍힌 CJ그룹의 방향성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최근에는 CJ헬로에 대한 매각 가능성도 불거졌지만, CJ그룹 측은 이를 부인했다. CJ헬로비전은 지난 18일 공시를 통해 "지분 매각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CJ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사업 재편 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다. 예정된 합병은 지금 발표된 게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고, 매각 작업은 아직 진행 단계"이라며 "계열사간 합병은 지배구조 개선과는 상관없고, 월드베스트로 가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