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원회 쟁의 조정 신청 통해 15일 뒤 파업 여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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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은행 노조가 내달부터 본격적인 파업에 돌입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꽁꽁 얼었던 노사 관계가 허인 국민은행장의 취임 후 풀리는 듯 했으나 다시 제자리걸음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전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이는 최근 노사 간 임금단체협상이 파행됐기 때문으로, 현재까지 총 7~8회의 임원 교섭을 진했지만 모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쟁의 신청 시 노사 간 조정기간은 15일이다. 조정 종료 결정이 내려지면 합법적인 파업에 뛰어들 수 있는 명분이 마련된다.

이렇게 된다면 노조는 내달 6일 열리는 노조 정기대의원대회에서 투표 안건으로 파업 결의안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노사 간 의견 대립 쟁점은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L0직급의 처우개선과 일반 직원들에 대한 임금피크제 조정 여부다. 

국민은행 임금피크제는 56세부터 급여의 50%를 5년간 받는데, 이 룰을 바꾸자는 의견에서 첨예한 대립이 일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조와 새로운 사측 교섭위원 간 신뢰관계는 전혀 형성되지 않고 있고, 불신만 가득 차는 상황이다.

사측 교섭위원은 오평섭 영업그룹 부행장, 전귀상 경영지원그룹 부행장, 이재근 경영기획그룹 상무, 이환주 개인고객그룹 상무, 이기노 HR본부장 등 5명이다. 앞서 KB금융지주 정기인사를 통해 사측 위원이 전원 교체됐다.

난감한 상황에 빠진 것은 허인 국민은행장이다.

허인 은행장은 지난해 말 취임 후 꽁꽁 얼어 붙은 노조와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소통 행보에 적극 뛰어들었다.

KB국민은행노동조합 창립 13주년 기념행사에 직접 참석해 남다른 스킨십을 보여줬고, 취임 후 산별교섭 협상안이 나오기 전 임단협 상견례까지 함께 진행하는 파격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거침없는 은행장의 행보에 노조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현실은 난항이 거듭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