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판결 핵심은 '증거 부족'… "합리적 의심 해소되지 않아"

항소심 판결 후폭풍 지속… "법조계, 정치권 등 다양한 평가 잇따라"
똑 같은 재단 출연금 '형평성' 논란에, 삼성 저격 위한 정책 뒤집기 '빈축'
삼성에만 유독 '엄격한 잣대' 요구 등 '희생양' 몰아가"

윤진우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8.02.07 07: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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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의 용기와 현명함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 변호사가 한 말이다. 그는 후폭풍을 예상한 듯 재판부의 판단을 '용기'라 했다. 동시에 여론의 압박에도 법과 양심을 지킨 사법부에 대해서는 존경을 표했다.

이 부회장의 항소심을 심리한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5일 1심 판결을 180도 뒤집었다. 재판부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라는 현안은 존재하지 않았고 묵시적 청탁도 없었다"고 판결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다양한 평가가 나왔다. 여당과 야당, 시민단체의 의견은 철저히 갈렸다.

삼성을 바라보는 시각도 차이를 보였다. 권력자의 요구에 응한 '피해자'라는 의견에는 대부분이 동의했지만, 경영권 승계를 위해 청탁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어찌보면 당연한 반응이다. 하지만 삼성에만 유독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는 건 정상적이지 않다. 이해관계를 위해 기업을 '희생양'으로 몰아가는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이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1심 첫 재판에서 '삼성 특검'이라는 비판을 정면 반박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미르·K스포츠 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다른 대기업들에 대한 기소는 진행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삼성이 연루됐다는 이유로 정부 부처가 과거 결정한 정책을 뒤집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들은 "그릇된 일을 바로잡기 위한 과정"이라 말했지만, 삼성을 저격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항소심 재판을 심리한 정형식 부장판사를 파면해달라는 청원이 130건을 넘었다. "적폐 판사" "사법 적폐" 같은 비난과 함께 입에 담을 수 없을 욕설이 난무하고 있다. 6년간 법사위에서 일했다는 여당 국회의원은 "집행유예를 위한 짜 맞춘 판결"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검이 제기한 혐의는 그럴 듯 해 보인다. 창업주의 손자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부정한 청탁을 하고 대통령과 대가합의를 이뤘다는 내용은 매력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재판부는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이 부회장에게 죄를 물었다. 코어스포츠 용역비에 대해서는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기도 했다.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는 간단하다. 합리적인 의심이 해소되지 않았고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상고심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1심과 항소심, 대법원 판결이 다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최근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법관이 가져야 할 최고의 가치는 재판의 독립"이라 했다. 법관은 정의의 상징으로 완전무결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법복을 입은 법관의 판단이 무시되선 안된다. 사법부가 무너지면 우리가 기댈 곳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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