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항소심 '유죄' 인정 '뇌물공여' 혐의 관심 집중

재판부, '용역대금', '마필-차량 사용이익' 등 뇌물공여 인정
강요 따른 수동적 행위 인정 안돼… "사실상 피해자"
승마지원 배경은 '정치권력'… "일반 뇌물공여와 다른 해석 필요 시각도"

연찬모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8.02.07 08: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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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뇌물사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운데 일부 유죄가 인정된 혐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인정했지만, 핵심 사안인 뇌물죄와 관련해 일부 유죄가 선고됨에 따라 이를 뒤집어야하는 숙제를 떠안게 된 것이다. 특히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상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해당 혐의는 대법원의 판단을 피할 수 없게 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번 주 상고장을 제출할 전망이다. 상고기간은 항소심 결과가 나온 후 7일 이내로 제한된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5일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특검은 항소심 결과가 나온 직후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의 본질이 정경유착이 아니라 정치권력의 강요에 의해 불가피하게 뇌물을 공여한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묵시적 청탁, 재산국외도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 등 1심이 유죄로 인정한 혐의 대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청탁의 배경으로 제시된 '경영권 승계'에 대해서도 "혐의를 찾을 수 없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삼성이 코어스포츠에 지급한 36억3484만원과 마필 및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한 '사용 이익'에 대해서는 뇌물로 인정했다.

용역대금과 마필 구매대금 전체(72억9000만원)를 뇌물로 본 1심과 달리 판단한 것이 형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지만, 뇌물공여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한 것이다. 삼성 측 변호인단 역시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가 인정된 혐의에 대해 무죄 입증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를 중심으로 "삼성의 자금지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요구로 이뤄진 점을 비춰볼 때 무죄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막대한 정치권력이 승마지원의 배경으로 자리했던 만큼 일반적인 뇌물공여와는 전혀 다른 해석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피고인으로서는 정씨에 대한 승마지원이 뇌물에 해당한다고 인식하면서도 두 사람의 요구를 쉽게 거절하지 못해 수동적인 뇌물공여로 나아간 것"이라며 이 같은 주장에 무게를 더했다. 사실상 이 부회장을 피해자로 단정지은 것. 

때문에 일각에서는 일부 유죄가 인정된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무죄 입증이 항소심을 기점으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을 '피해자'로 규정했다. 이는 '기업은 피해자'라 판단한 헌법재판소의 의견과 일치한다"며 "자금을 지원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뇌물공여자로 보는 건 불합리하다. 상고심에서 충분히 무죄 입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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