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거래소 재상장 승인과 4월 주총 통과가 관건롯데, 면세사업 개선 따른 호텔롯데 상장이 과제
  •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데일리 DB
    ▲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데일리 DB

공정거래위원회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재계의 부담감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공정위가 각 기업들의 순환출자 등 지배구조 개선 상황과 추진 계획을 모두 공개하면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각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 상황을 반기별로 파악하겠다는 공정위의 압박카드에 기업들이 너도나도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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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가 지난 5일 발표한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 개편 사례를 보면, 5대 그룹 중에서 삼성을 제외하고 현대차, SK, LG, 롯데가 구체적인 구조개편안을 내놓거나 이미 시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6대 이하 그룹에서는 현대중공업, CJ, LS, 대림, 효성, 태광 등 6개 집단이 개편안을 발표·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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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히, 롯데와 효성은 기업집단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총수 재판과 검찰 수사 등으로 기업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만큼 확실한 개선작업에 나서는 모습이다.

    효성은 올해 초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3일 이사회를 열고 ▲섬유·무역 ▲중공업·건설 ▲화학 ▲산업자재 부문을 인적분할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효성이 지주사 전환으로 세금 관련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올해 안에 효성과 4개 신설법인의 주식 교환이 완료돼야 한다. 정부가 기업이 분할이나 합병할 때 양도차익 부담을 유예해주는 '과세이연'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올해 말에 이 제도가 일몰되기 때문이다. 

    우선 첫 번째 관문은 한국거래소의 재상장 승인이다. 효성은 현재 분할 안건 결의에 맞춰 한국거래소에 재상장 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후 절차인 증권신고서 제출, 분할계획서 주주총회 결의 등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재상장 승인이 전제돼야 한다.

    다음으로 주주총회 부결 가능성도 변수로 남아있다. 효성은 오는 4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분할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불발되면 주식 교환 시점도 내년으로 연기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효성그룹의 지주사 전환 작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고, 우선 4월 열리는 주총에서 회사분할 건이 통과되는 것이 먼저"라며 "모든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빠르면 12월 정도에는 지주사 전환 작업을 완료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효성 관계자는 "지주사로 전환하면 지배구조가 단순화되면서 경영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주주 입장에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몇 년 동안 지주사 전환을 검토를 해왔던 만큼 앞으로 남은 절차도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이미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하고 '호텔롯데' 상장만을 과제로 남겨두고 있다. 

    지난 2013년도만 해도 9만5033개(4월1일 기준)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었지만, 2014년 417개(7월24일 기준)로 줄였고, 지난해에는 67개(5월1일 기준)로 낮췄다. 
    롯데는 남은 67개의 고리도 오는 4월까지 전부 해소할 계획이다. 사전 작업 차원에서 롯데는 지난해 10월 그룹 내 4개사를 분할·합병 후 지주회사로 전환했고, 올해 1월에 추가 계획을 발표했다. 

    지주사 출범에 이어 순환고리까지 모두 해소했지만, 일본기업이라는 꼬리표는 여전하다. 호텔롯데는 사실상 한국롯데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 롯데의 정점에 호텔롯데가 있고, 호텔롯데의 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로 대표되는 일본 롯데다. 

    하지만 호텔롯데 상장 작업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호텔롯데의 주요 사업인 면세사업이 중국의 사드보복 등으로 인해 타격을 입어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도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무리해서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기보다 주력 계열사 지분을 직접 확보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롯데지주는 다음 달 27일 오전 10시 롯데월드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 분할합병에 대한 승인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롯데그룹은 이번 주총만 잘 통과하면 순환출자 해소가 완벽하게 되고, 지주회사 전환도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우호지분 비중이 높기 때문에 주총에서 분할합병 건이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총 통과 후에 자산과 인원 정리 등 실무적인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