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훈철 애드쿠아인터렉티브 대표 "디지털과 오프라인 뛰어넘는게 크리에이티브"

GS칼텍스 '마음이음 연결음'으로 지난해 광고대상 영상·디지털 동시 수상
"올해 '데이터 투 매직'의 원년 삼을 것"… 크리에이티브 객관화 목표

김새미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8.02.13 19: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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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철 애드쿠아 인터렉티브 대표 ⓒ정상윤 기자


지난해 애드쿠아 인터렉티브(이하 애드쿠아)가 대행한 GS칼텍스의 '마음이음 연결음' 캠페인이 대한민국 광고대상을 휩쓸었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애드쿠아 본사에서 전훈철 애드쿠아 대표를 만나 크리에이티브의 비결을 물었다.

애드쿠아의 대표 광고는 GS칼텍스의 '마음이음 연결음'으로 손꼽힌다. 이 캠페인은 지금 전화를 받는 상담원이 누군가의 가족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통화연결음을 만들어 지난해 6월30일부터 한국지엠 콜센터에 실제로 적용했다. 그 결과 5일 만에 상담원의 스트레스는 79%에서 25%로 54.2%포인트나 감소했다. 고객의 친절한 한 마디가 58%에서 66%로 늘었을 뿐만 아니라, 상담원들의 존중받는 느낌, 고객의 친절에 대한 기대감도 25%포인트씩 증가했다.

"착하고 성실한 우리 딸이 상담 드릴 예정입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내가 상담 드릴 예정입니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우리 엄마가 상담 드릴 예정입니다." 등의 통화연결음이 대표적인 감정노동직군인 콜센터 상담원들의 현실을 바꾼 것이다.

지난해 해당 광고는 업계 안팎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호평을 받았다. 최근에는 미시건대 감정노동자 관련 연구팀에서 학술지 논문발표를 위해 데이터를 요청 받고, 일본 허핑턴포스트에도 해당 내용이 보도되는 등 해당 광고가 해외로 확산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전 대표는 "솔직히 ('마음이음 연결음' 캠페인이) 이렇게까지 영향을 많이 미칠 줄 몰랐다"며 "광고라는 게 항상 그렇다. 광고는 여러 가지 변수가 많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감정노동 문제가 전 세계에 있는 문제점인 것 같다"며 "상담원들에게 폭언하는 것에 대한 사후조치는 많았지만, 사전에 사람들의 감정이 순화될 수 있게 한 점이 달랐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특히 애드쿠아의 '마음이음 연결음' 캠페인은 업계 최초로 '2017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영상광고 부문과 디지털 부문 대상을 동시에 받아 주목을 받았다. 전 대표는 "디지털 광고대행사가 영상 부문과 디지털 부문에서 대상을 탐으로써 광고의 영역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광고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도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캠페인이 제작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전 대표는 "'마음이음 연결음'은 선한 이야기를 해보자고 생각해서 광고주에게 읍소하면서 꼭 해보자고 해서 시작한 캠페인"이라며 "순익을 따지자면 마이너스에서 시작했던 프로젝트였다"고 회고했다.

광고주의 좋은 반응과 함께 전폭적인 지원은 얻었지만, 해당 캠페인에 참여할 인터뷰이를 구하는 일이 녹록지 않았다. 온갖 관공서, 공기업 등을 찾아다녔지만 얼굴을 공개하려는 상담원이 없었던 것. 심지어 '마음이음 연결음'이라는 캠페인 이름을 듣고 전화교환기 판매업자로 오인 받아 문전박대를 당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통화연결음' 하면 그들이 생각하는 건 수천 수억 하는 고가의 전화교환기계여서, 장비를 대여하거나 구입하라는 줄 알고 퇴짜를 많이 맞았다"고 말했다.

한 달 가까이 인터뷰 대상을 구하다가 거의 포기하려던 시점에 기적적으로 한국지엠에서 3명의 콜센터 상담원이 나섰다. 그 결과 만들어진 캠페인은 '대박'을 쳤다. 유튜브의 해당 캠페인 영상은 13일 현재 조회수 232만건을 넘긴 상태다. 전 대표는 "(광고가 나오고) 두 달 정도 있다가 상담원들을 봤는데 그들의 자존감이 많이 회복된 것 같았다"며 "그게 상을 탄 것보다도 굉장히 좋았다"고 언급했다.

해당 캠페인이 톡톡히 히트를 치면서 회사의 간판 상품이 된 것은 좋지만 한편으로는 부담감도 느껴진다는 게 전 대표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는 "제일 커다란 부담은 이런 걸 또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슈퍼맨'이 히트쳤다고 해서 '슈퍼맨 2'가 꼭 히트치라는 법은 없지 않나"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크리에이티브의 비결을 묻자 전 대표는 "사실 저는 그렇게 훌륭한 크리에이터는 아니다"라며 "처음에 조감독으로 시작하고 종합대행사에서 PD와 CD를 거치는 등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서 더 주목을 받은 것뿐"이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실제로 전 대표는 광고인으로서 다양한 이력을 거쳐온 인물이다. 전 대표는 한양대학교 광고홍보학과 재학 중인 1997년 5월 까치&까치 프로덕션에 조감독으로 입사해 광고인으로서 첫발을 디뎠다. 1999년 12월 까치&까치 프로덕션 퇴사 후 2000년 2월14일 같은 학과였던 서정교 공동대표와 애드쿠아 인터렉티브를 창업했다. 이후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오리콤 프로듀서(PD), 2007년까지는 이노션 월드와이드 PD를 겸임했다. 2009년까지는 피플웍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를 겸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는 애드쿠아의 대표이자 CD로 활동 중이다.

▲대표실에 앉아있는 전훈철 애드쿠아 대표. 사무실 벽에는 해외 광고 이미지가 가득히 붙어 있다. ⓒ정상윤 기자


그는 "저는 광고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광고인에게 가장 필수적인 역량은 '끈기'라고 역설했다. 이어 "저는 통찰력이나 타고난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여기 붙어있는 광고들도 까먹지 않으려고 붙여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대표의 사무실 벽에는 해외의 크리에이티브한 광고 이미지 프린트가 잔뜩 붙어있었다. 문 옆 발치에는 신발도 여러 켤레 놓여있었다. 워낙 사무실에서 생활하다시피 하니 미팅하는 장소에 맞춰 적절한 신발로 갈아신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 대표는 광고인으로서 크리에이티브의 원천이 다양한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가 '리얼페이퍼'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대중매체가 들여다보지 못한 사회의 이면을 집요하게 파헤친 것은 지금까지도 큰 자산이 됐다. 전 대표는 "당시 리얼페이퍼라는 사이트를 만들어봤던 경험이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생각들을 깊게 만들어줬다"며 "다양한 분들과 호흡하면서 삶을 알아갔던 것 자체가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해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도 크리에이티브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직원 중에 젊은 친구들이 많다보니까 애들이 생각하고 즐기는 것을 받아들이려고 애쓰게 된다"며 "리얼페이퍼에서도 제가 그들의 생각, 취향, 트렌드를 얻어오려고 했던 것처럼 지금도 젊은 친구들의 생각을 광고라는 틀 안에 잘 넣어주려고 노력하면 트렌디한 광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침 애드쿠아의 창립기념일이 오는 14일이다. 애드쿠아는 매년 창립기념일마다 파티를 해왔다. 어느덧 18년째를 맞이한 애드쿠아는 지난 7일 퓨쳐스트림네트웍스(FSN) 산하로 인수·합병(M&A)됐다. 이에 대해 전 대표는 "옐로디지털마케팅(YDM)은 수평적으로 M&A를 진행하는 게 특징"이라며 "FSN과의 M&A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회사들이 연합체를 하게 된다는 게 중요하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크리에이티브라는 영역이 전통적인 광고에서는 약간 통찰력에 기댔던 측면이 있는데 M&A로 함께 하게 된 회사 중에는 데이터마이닝, 데이터 분석 등을 해줄 수 있는 업체들도 있다"며 "올해를 '데이터 투 매직'의 원년으로 보고 데이터를 광고에 많이 활용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데이터를 통해 크리에이티브를 객관화하고 소비자들을 세분화해 보다 세밀하게 타깃팅된 광고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전 대표는 앞으로도 디지털과 오프라인의 영역을 뛰어넘은 크리에이티브를 위해 끊임없이 정진할 계획이다. 그는 "'크리에이티브의 영역이라는 건 디지털과 오프라인에 있어서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영역을 뛰어넘어야 진정한 크리에이터 같다"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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