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자산운용서 오랜시간 손발 맞춰온 멤버들과 작별증권업과 사뭇 다른 '안전제일'성향…투자야성·추진력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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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자산운용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가 삼성증권을 이끌게 됐다.

     

    삼성생명과 삼성자산운용에서 긴 호흡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해온 인물로, 생명과 자산운용과는 다른 비즈니스 스타일을 보이는 증권업계로 자리를 옮긴 이후 보여줄 리더십이 주목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구성훈 삼성증권 신임 대표이사 후보는 지난 1987년 제일제당으로 입사한 후 1993년 삼성화재, 1998년 삼성생명에 합류해 특별계정사업부, 투자사업부, 재무심사팀, 자산운용본부 등을 두루 거쳤다.


    이후 2014년 12월부터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내며 자산 운용에서 전문성과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김석 전 삼성증권 대표, 윤용암 현 대표에 이어 구성훈 대표 내정자도 자산운용을 거친 후 증권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밟게 된 가운데 업계는 단순히 자산운용에서 증권사로의 이동한 과거 전례에 비해 구 대표의 사례는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구 내정자는 삼성자산운용 대표 취임 당시 생명과 자산운용의 조직 통폐합 이슈와 맞물려 자신이 이끌던 삼성생명의 자산운용본부 인력 다수를 자산운용으로 데려왔다.


    삼성자산운용은 구 대표 취임과 함께 삼성생명 100% 자회사로 편입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삼성증권 대표 취임으로 구 대표는 삼성생명부터 자산운용까지 오랜시간 손발을 맞춰온 이들과 떨어지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에 구성훈 대표가 취임한 것도 삼성생명과의 인력 통합 작업을 고려해 생명 출신 수장이 조직 쇄신과 운영에 적합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며 "삼성증권으로 이동한 이후에는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구성원들을 이끌며 회사를 성장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자산의 안정적인 운용과 관리가 핵심인 삼성생명과, 삼성생명의 100% 자회사 삼성자산운용을 떠나 IB와 트레이딩 등에서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한 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이에 따라 구 대표가 삼성증권에서 보여줄 투자철학과 방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구 대표는 그동안 '장기적립·분산·저비용 투자'를 시장을 이기는 방법이라고 강조해왔다.


    삼성 한국형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가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을 수 있다.


    투자자가 은퇴 시점까지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투자자의 생애주기에 맞춰 주식과 채권의 자산 비중을 조정하면서 굴려주는 TDF는 퇴직연금 펀드시장을 주도하는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성과로 시장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는 구 대표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상품으로 평가된다.


    삼성자산운용이 선보인 ETF 상품들 역시 장기·분산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관건은 이같은 구 대표의 철학이 증권업계에서도 빛을 볼 수 있을지 여부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 중심의 안정적 자산 운용에서는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한 증권업에 구 대표의 투자DNA를 성공적으로 이식해야 한다"며 "특히 자산관리 명가를 표방하며 WM 부문에 비중을 뒀던 삼성증권이 초대형IB 대열에 합류하며 IB부문을 키우는 과정을 밟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자스타일을 보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의 수탁고를 취임 이후 약 3년 동안 100조원 가까이 증가시켰고, 다양한 해외 운용사와의 제휴를 통한 히트상품 출시 사례에서는 추진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어 WM과 IB부문 모두 성과를 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증권은 초대형IB 업무의 핵심인 발행어음 사업 진출로가 막혀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초대형IB 내 외환업무 등 다른 부가사업이나 자산관리 등 주력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