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품목 따른 임대료 차등 목소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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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임대료로 갈등을 빚던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T1)에서 결국 매장을 대부분 철수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롯데면세점을 시작으로 T1에서 철수하는 면세점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임대료 조정 문제를 둘러싼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 업체들간 팽팽한 기싸움은 이제 목전의 현실이 되고 있다.

     

    20일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 13일 T1 면세점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DF3)을 제외한 탑승동 등 나머지 3개 사업권(DF1, DF5, DF8)을 반납키로 하고 인천공항공사에 철수를 요청했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다음달 중 인천공항공사로부터 해지 승인을 받으면 120일간 연장영업 후 철수 수순을 밟게 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01년부터 T1에서 면세점을 운영해 왔다. 그사이 1기(2001년 2월∼2008년 1월) 4845억원, 2기(2008년 2월∼2015년 8월) 2조6억원 등 임대료를 납부했다.

     

    문제는 3기(2015년 9월~2020년 8월) 사업이 시작되면서 발생했다. 2015년 3월, 3기 사업 입찰 당시 매년 50% 이상 신장하는 중국인 관광객 매출 성장세 등에 맞춰 산정한 임대료가 발목을 잡았다. 당시 산정한 임대료는 4조1412억원. 

     

    하지만 2016년 7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정부의 금한령 조치에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2016년부터 2년간 약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가 하면 3기 사업 만료 시점인 2020년까지 영업을 지속할 경우 약 1조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자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9월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다. 하지만 양측은 릴레이 협상에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사업장 철수'에 직면하게 됐다.

     

    더 큰 문제는 롯데면세점에 이어 추가로 T1에서 철수하는 업체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인천공항공사의 입장과 면세점 업계의 바람과 다르기 때문이다. 면세점 업계는 매장 위치나 품목 등에 따라 매출이 다른 만큼 임대료 차등적용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인천공항공사는 일괄 적용을 통보한 상황이다. 인하율은 27.9%. 지난해 T1 전체(제1여객터미널·탑승동) 국제선 출발여객(환승여객포함) 감소 비율이 27.9%라는 이유에서다. 

    롯데면세점이 빠진 자리를 결국 다른 면세점으로 채울 수 밖에 없는 공사의 고심도 여기에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객관적인건 얼마나 이용하는냐 이다. 다른 외부 요인들도 많겠지만 지표로 반영하기 힘들다"며 "임대료는 기존 인하안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올해 실적을 보고 지표를 업데이트해 반영할 것"이라며 "임대료를 정산할 때 실적을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면세점 관계자는 "질적인 구매 감소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양적 지표로만 일괄 적용하면 앞으로 다른 면세사업자들도 잇달아 철수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