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보복 점차 회복 제기… 흥행 여부 주목
  • ▲ 애경그룹 신사옥 조감도ⓒ애경그룹
    ▲ 애경그룹 신사옥 조감도ⓒ애경그룹


    화장품업계가 IPO(기업공개) 시장을 두드릴 채비를 하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영향으로 화장품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에서도 흥행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코스피 상장을 위해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대표주관사는 대신증권으로 다음 달 7~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업계에선 화장품 산업의 불확실성에도 애경산업의 공모금액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경산업은 생활용품과 화장품 사업의 가파른 성장으로 상장까지 이어졌다. 주력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는 2013년 출시 후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 3800억원을 돌파하며 K-뷰티 대표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성과로 이 회사의 2016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5068억원, 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3% 53.5% 성장했다.

    애경산업은 "상장으로 조달된 자금을 통해 해외 진출 확대와 신사업 제품 연구 개발 등에 투자한다"면서 "중국 내 법인을 세워 오프라인 판매 유통망을 구축하고 에이지투웨니스와 루나가 현지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메디힐 마스크팩'으로 잘 알려진 엘앤피코스메틱도 상장 시기를 조율 중이다. 엘앤피코스메틱은 지난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중국 사드 배치로 인한 직격탄을 맞으면서 계획을 미뤄왔다. 

중소 화장품업체 엠에스코도 한국투자증권과 상장주관계약을 맺고 시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상장 일정은 미정이나 이르면 내년 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화장품 브랜드 헉슬리를 전개하고 있는 노드메이슨, 돼지코팩 제품으로 유명한 화장품 제조업체 미팩토리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내 시장을 벗어나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화장품업계는 지난 몇 년 간 중국 시장이 확대되면서 IPO 열풍이 거셌다. 2015년부터 토니모리의 시작으로 잇츠스킨·카버코리아
·에스디생명공학 등 성공적으로 상장을 하며 열기를 더했다. 

하지만 사드 배치에 따라 중국의 경제보복이 현실화되며 IPO를 미루거나 철회시키면서 열기가 주춤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들어 일부 업체들이 다시 IPO에 나서자 업계 안팎에선 화장품 산업의 최대 고비를 지나간 것 아니냐 분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아직은 중국인 관광 수요가 정상화됐다고 확신하기 어렵지만 한중 관계가 더 나빠질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졌다고 판단돼 이에 따른 대외환경 변화가 화장품 기업들의 국내 실적 회복으로 이어질 것"고 전망했다. 

화장품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 부진과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인해 화장품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여전히 좋지 않다"면서도 "중국인 수요가 높은 일부 상권의 가두점이나 시내면세점이 체감하는 소비 분위기는 미약하게나마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