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사업연도 약 938억원 배당금 총액 결정순이익 상당액 美본사로…"실적 좋아 배당 유지"배당 유보 긍정적 검토 액션 뒤집어 논란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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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고배당' 지적을 받았던 씨티은행이 올해도 어김없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이익배당 유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한국시장 투자를 늘리겠다는 액션을 뒤집으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올해 배당금 총액을 약 938억9133만원으로 책정했다.

지난 12일 열린 이사회에서 보통주 한 주당 295원, 우선주 한 주당 345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소비자금융 전략을 위해 배당 유보를 긍정적으로 논의했지만, 영업모델 변경에 따른 어떠한 문제점도 나타나지 않아 다시 배당을 결정했다"며 "노사 합의를 바탕으로 영업점 통폐합과 직원 재배치 관련 민원이나 영업 위축도 없었고, 실적도 기대 이상으로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이 밝힌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잠정치는 268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1%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몇 년 간 한국시장에서 벌어들인 순이익 절반가량을 고스란히 외국으로 보내고 있어 고배당 논란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2016년 사업연도에는 당기순이익 2120억원 중 1145억7900억원을, 2015년 사업연도에는 당기순이익 2257억원 중 1161억7100만원을 씨티 미국 본사로 송금했다.

당시 연이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1000억원대의 고액 배당을 진행해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2014년도 배당금은 509억2400만원이었다.

씨티은행의 최대주주는 미국 기업인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COIC)'으로, 지분 99.98%를 보유하고 있어 배당금 전부가 미국 본사로 송금되는 거나 마찬가지다.

앞서 씨티은행은 지난해 70%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점 통폐합과 연속 고배당 책정으로 인해 불거진 한국시장 철수설, 국부유출 논란 등을 잠재우기 위해 과감한 액션을 취한 바 있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지난해 6월 CEO메시지를 통해 "보다 나은 디지털 기반 구축과 소비자금융 전략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이익배당 유보를 이사회에 건의했고, 긍정적으로 논의됐다"며 "한국에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배당 유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1년도 지나지 않아서 또다시 고배당을 결정한 것이다. 

씨티은행은 고배당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서 인지, 2017년도 배당 수준은 2016년도 보다는 낮게 설정했지만 이마저도 1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이며, 시중은행 배당금 규모에 비해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씨티은행 노동조합은 사측의 경영권인 배당에 관한 문제이므로 우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이익배당 유보의 경우 국회와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짐에 따라 이를 무마하고자 하는 효과가 다분했다"며 "배당 유보를 단언적으로 얘기하진 않았지만 조직의 장이 직원들에게 밝힌 입장을 바꿨다는 것 자체가 당황스럽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사측에게 배당을 결정하게 된 이유와 관련된 자료를 요청한 상태며, 구체적인 부연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며 "외국계은행이 장기적으로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이익금 중 국내 투자비중을 늘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씨티은행은 내달 30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이익배당금 안건을 상정, 예정치를 확정한 후 오는 4월 중으로 미국 본사에 지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