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림픽 관련 TV 광고·프로모션 거의 없어"국내 대기업 스포츠 마케팅 위축으로 해외광고 부각"
  • ▲ 지난 9일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 지난 9일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평창동계올림픽을 맞아 국내 기업들의 광고·마케팅이 활기를 보이는 와중에 삼성전자는 TV 광고나 프로모션을 하지 않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여파로 스포츠 마케팅이 크게 위축된 모양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시작된 평창동계올림픽의 열기가 가열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광고가 활발하게 집행되고 있다.

    이에 광고대행사들도 평창동계올림픽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제일기획은 KT의 5G 광고, 이노션은 현대·기아자동차, HS애드는 LG전자·대한항공, 대홍기획은 롯데카드·롯데백화점·SK이노베이션, 오리콤은 한화그룹 등의 기업 광고를 대행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 중 올림픽 파트너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광고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관련해서 TV 광고, 프로모션 행사를 펼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전인 리우 올림픽 때 전 세계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광고·마케팅을 펼친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같은 평창 동계올림픽 마케팅 등급인 해외 기업들과 비교해도 삼성전자의 광고·마케팅은 잠잠한 편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후원사 중 가장 높은 등급인 월드와이드 올림픽파트너(TOP·The Olympic Partner)다. 1000억원 이상 투자해야 얻을 수 있는 월드와이드 올림픽파트너에는 코카콜라, 알리바바, 인텔, 피앤지(P&G), 비자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 13개사가 속해있다.

    월드와이드 올림픽파트너는 IOC가 4년 단위로 분야별로 1개 업체만 선정한다. 월드와이드 올림픽파트너는 4년 동안 TV 광고, 옥외광고, 홍보관 이용 등에 우선적 권한을 갖는 등 올림픽 관련 마케팅 독점권이 있기 때문에 올림픽 광고를 활발하게 집행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평창동계올림픽을 맞아 월드와이드 올림픽파트너인 코카콜라, 비자, 인텔 등 해외 업체들은 TV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번 동계올림픽 기간 '삼성 올림픽 쇼케이스'를 운영하고, 갤럭시노트8 올림픽 에디션을 국가대표들에 지원하는 등 최소한의 마케팅 활동만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대대적인 TV 광고 같은 건 안 하고 있지만, 갤럭시노트8을 선수들에게 지원해주는 등 기본적인 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광고·마케팅에 소극적인 이유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됐다가 풀려나는 등 수난을 겪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선 돈을 투자해서 나름대로 스포츠 융성·발전을 위해 노력했는데 그래 봤자 무슨 소용이 있나 싶다"며 "기업들이 비인기 종목 등 여러 가지 스포츠 종목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많이 해왔는데 최순실 게이트 이후 부정적인 시각으로 많이 바라보고 있지 않냐"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기업의 스포츠 후원 활동이 뇌물죄로 오인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몸을 사리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13일에는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행사에 직접 얼굴을 많이 내비쳤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1심 판결에서 징역 2년 6개월, 추징금 70억원의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신 회장 구속으로 올림픽을 지원에 적극적이었던 롯데 역시 올림픽 관련 광고·마케팅이 급속히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국내 대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 위축으로 인해 해외 기업의 광고가 두드러졌다는 시각도 있다.

    한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국내 기업도 (평창 동계올림픽) 광고를 하긴 하는데 가만히 보면 외국계 기업 광고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