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이마트24·트레이더스 이어 펀스토어 등 新사업 도전 총력주력인 대형마트 사업은 '부진'… 신세계 미래 사업 방향성, 정 부회장 손에
  •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뉴데일리DB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뉴데일리DB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끊임없는 도전으로 새로운 신세계를 그려나가고 있다. '젊은 감성', '파격 실험', '세상에 없던 시도' 등으로 대표되는 정 부회장의 도전은 신세계의 유통 사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신세계 지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부회장이 주도한 복합 쇼핑몰, 편의점, 창고형 할인 매장, 온라인 중심 서비스 구축 등은 급변하는 유통 생태계와 소비 트렌드를 반 보 앞서가며 고객들에게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신세계의 기존 주력 사업에 집착하기 보다 고객들이 원하는 새로움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정 부회장의 전략이 집약된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는 그의 경영 방향성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프로젝트로 꼽힌다. 쇼핑과 레저, 힐링, 엔터테인먼트, 식음서비스 등이 어우러진 '스타필드'는 일상을 벗어나 쇼핑과 여가, 레저를 동시에 즐기는 새로운 형태의 복합 쇼핑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 ▲ 스타필드 하남 내부 모습. ⓒ정상윤 기자
    ▲ 스타필드 하남 내부 모습. ⓒ정상윤 기자


  • '스타필드'는 브랜드로서 확고한 소비자 인지도를 확보하고 성공적인 실적을 거뒀다. 스타필드를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하남과 코엑스에 이어 고양점이 오픈하면서 매출액이 전년 49억원에서 지난해 111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고양점의 경우 6개월 만에 방문객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올해 하남은 연간 2500만명, 고양점은 200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스타필드 전체 매출의 30% 가량이 비(非) 쇼핑 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필드 하남은 개점 후 1년간 평균 체류시간(주차시간 기준)은 5.5시간으로, 기존 유통시설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많은 고객들이 스타필드에 머물면서 쇼핑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을 통해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 

    신세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은 스타필드 준비 당시부터 경쟁자를 야구장과 놀이공원으로 꼽았다"며 "이러한 스타필드 콘셉트가 시장의 니즈에 부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이 "
    고객의 소비보다 시간을 빼앗겠다"고 했던 스타필드의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4호점 안성에 이어 5호점 스타필드 청라를 출점할 예정이다. 울산 혁신도시에 백화점 건립을 추진하는 신세계가 백화점 대신 스타필드를 건립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
    ▲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


  •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국내 창고형 매장 중 돋보이는 성적을 기록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경쟁자인 코스트코와 달리 비 회원제로 운영하며 연간 60%의 상품을 교체하는 등 차별화를 꾀하면서 현재 코스트코(13개) 매장 수를 넘어 가장 많은 점포(14개)를 구축했다.

    올해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신규매장 1~2개를 추가로 오픈하고 연매출 1조94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엔 1조521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7.2% 신장했다. 2010년 구성점 오픈 이후 7년만에 매출이 30배 이상 증가했으며 2015년 이후 3년 연속 25%가 넘는 고(高)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9월 코스트코코리아 지분 3.3%와 임대 부동산을 모두 코스트코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여기서 확보한 수천억원대의 재원을 신사업에 투자하는 한편 코스트코 지분 매각 후 트레이더스를 본격적으로 키우겠다는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로 보여진다. 

  • ▲ 이마트24에서 운영하는 무인편의점 서울조선호텔점. ⓒ진범용 기자
    ▲ 이마트24에서 운영하는 무인편의점 서울조선호텔점. ⓒ진범용 기자


  • 정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편의점 사업 '이마트24'는 신세계의 대표적인 신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이마트는 '위드미'를 '이마트24'로 바꾸고 그룹 핵심사업으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향후 3년간 3000억원을 투자하고 매년 1000개 이상씩 점포수를 늘려 현재 오는 2019년 까지 5000개 매장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정 부회장의 편의점 사업 지원사격에 힘입어 '이마트24'는 지난 
    2016년 3784억원 규모였던 매출액이 지난해 6841억원으로 80.8% 늘었고 매장 수도 지난해 말 기준 2652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공격적인 매장 확대와 계속되는 투자금 수혈로 
    영업이익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회사 측은 매장 수가 6000여개로 늘어나는 2020년께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핑크빛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신세계TV쇼핑도 정 부회장이 공 들이고 있는 사업이다. 신세계TV쇼핑은 최근 유료방송 플랫폼과 채널 번호를 협상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사이 번호를 확보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마트 직매입 상품운영 역량을 활용해 자체 식품 브랜드와 해외 소싱 상품 등을 선보여 매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펀스토어'라는 새로운 콘셉트의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돈키호테'와 미국의 'TJ맥스(T.J.Maxx)' 같은 해외 유명 유통매장을 벤치마킹하며 '재미'를 내세운 오프라인 매장을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정해진 단계는 아니지만 새로운 콘셉트의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국내에서 이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스터디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 ▲ 해외 시장 조사에 나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 해외 시장 조사에 나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 정 부회장은 
    최근 호주와 일본 등을 방문해 유통 시장 최신 트렌드를 점검하는 등 시장 조사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비밀연구소'에서 발명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을 맡고 있다. 시장 조사는 물론 디자인이나 브랜드 콘셉트, 아이디어와 혁신 등 신사업과 관련한 모든 회의를 정 부회장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개인 SNS를 통해 이마트의 신사업에 대한 깜짝 발표나 진행 상황 등을 공개하는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의 성공적 프로젝트로 평가받는 '노브랜드'와 '피코크' 등은 정 부회장의 SNS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업계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정 부회장의 SNS를 팔로우하며 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남다른 선견지명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2년 10월 대한컬링경기연맹과 공식 후원협약을 맺고 비인기 종목이었던 컬링에 현재까지 약 100억원에 달하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신세계의 컬링 후원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아시아 최고 기록인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에 공헌했으며 '영미야'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낸 국내 여자 컬링 대표팀은 최고의 올림픽 스타가 됐다. 

  •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신세계그룹


  •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경영 화두로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 개발'을 제시했다.

    그는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야말로 경쟁사와 근본적으로 차별화하고 고객들과의 공감을 통해 고객이 우리를 찾을 수 있게 만드는 강력한 무기"라며 "상품, 점포, 브랜드 등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콘텐츠를 다양한 스토리로 연결해 고객의 니즈에 맞춰 재편집해 낼 수 있는 역량을 새로운 핵심 경쟁력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임직원 모두가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 개발자가 돼 줄 것을 당부했다.

    '스토리가 있는 콘텐츠'를 강조하는 정 부회장의 새로운 도전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얻으며 유통업계에 새로운 화두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주력인 대형마트 시장 성장세가 한계에 부딪히고 이렇다 할 신성장 동력이 없는 것은 정 부회장에게 큰 과제이자 부담으로 남아있다. 신사업 발굴과 육성을 통한 미래 먹거리 찾기에 집중하는 사이 대형마트 사업은 부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15조8767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669억원으로 0.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6279억원으로 64.5%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이마트는 중국 점포 매각을 마무리하면서 20여년 간 공들여 온 중국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몽골 등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렸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타격을 완벽히 회복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는 국내 
    미개발부지 매각과 비효율 적자점포 폐점을 통해 구조개선에 나선다. 불투명한 경제 환경과 할인점 성장둔화에 대응해 경영효율을 높이고 수익구조를 혁신하기 위함이다. 대형마트를 발판 삼아 국내 대형 유통업체로 성장한 신세계가 더 큰 성장을 위해 대형마트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대형마트 사업은 성장 동력을 잃고 새로운 유통 채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도전과 과거의 주력 사업 사이에서 정용진 부회장이 어떠한 전략을 추구하는지가 신세계의 새로운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