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환 MC사업본부장, MWC서 전면적인 변화 예고'오디오-배터리-카메라-디스플레이' 강조 'ABCD 전략' 관심 집중"문제는 '정체늪' 빠진 시장… 위험 요소 작용 우려도"
  • ▲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 ⓒLG전자
    ▲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 ⓒLG전자


    올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전략 방향성이 구체화되면서 그간 최대 숙제로 떠오른 실적개선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불필요한 혁신보다 기본에 집중하는 전략을 필두로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을 타개해 나가겠다는 계획이지만, 침체된 시장 상황에서 이 같은 전략이 유효할지 미지수라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MWC 2018'에서 올해 스마트폰 사업 전략과 방향을 공개했다. 지난해 취임 이후 첫 공식석상에 오른 황정환 MC사업본부장(부사장)은 따라하기 식의 혁신은 지양하면서 스마트폰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전면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황 부사장은 "과거 LG전자는 혁신에 많은 부분을 집중해 왔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면서 "고객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본질에 집중하면서 변화를 주는 전략을 가져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2015년부터 이어온 영업손실과 관련해서도 '본질에 집중해 신뢰를 쌓다보면 자연스럽게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황 부사장이 강조한 스마트폰 본질의 의미는 올해 MWC에서 밝힌 'ABCD 전략'을 통해 명확히 드러난다. 오디오(Audio), 배터리(Battery), 카메라(Camera), 디스플레이(Display) 등 제품의 기본이자 핵심이 되는 기능을 강화해 브랜드 신뢰도 제고와 실적개선을 모두 이루겠다는 계산이다.

    그간 무리한 혁신 경쟁으로 불안정한 양산체제를 야기한 것과 달리 모듈화·플랫폼화에 집중해 가격과 제품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관련업계에서도 LG전자의 이 같은 전략을 두고 본격적인 실적개선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지난해 출시한 'G6', 'V30'가 완성도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만큼 주요 기능을 개선해 월등한 제품력을 내세우는 것이 현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판단이다.

    첫 사례로 올해 MWC에서 공개한 'V30S 씽큐' 역시 카메라 편의성을 강화한 '비전 AI'와 음성 인식 기능을 확장한 '음성 AI'를 두고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정체에 빠진 스마트폰 시장을 고려할 때 기본 구성 요소에 주력하는 것이 자칫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 등으로 교체 주기가 장기화되는 시점에서 이 같은 전략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관심을 저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들은 기본기에 충실하는 것과 별개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분명한 차별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이번 사업전략은 그동안 지적된 사항들을 적극 반영했다는 점에서 턴어라운드 가능성은 더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LG폰만의 차별성을 강조할 수 있는 혁신 성능 및 디자인이 마련돼야 본격적인 실적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면에서 상반기 출시될 신제품의 경우 분위기 반전을 꾀할 결정적 한 방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