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핀테크 경쟁 불 붙어우리·신한銀 작년 하반기 직군 별도 신설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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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들이 급변하는 금융환경을 선도하기 위해 전문 인력 사수에 분주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IT 및 디지털 분야가 생존전략으로 떠오르는 만큼 인재 수혈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이 모바일금융 확대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핀테크 경쟁이 심화되면서 정보기술과 디지털 채용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러한 채용 변화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확대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조도 기인한다.

그동안 은행들은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라 전체 직원 수에서 IT 인력 비율을 5% 이상 충족해야 하기때문에 수시로 경력직을 뽑거나 전문계약직 형태로 채용해왔다.

특히 IT직군은 시스템기획·설계, 개발, 운영, 정보보호관리 등 전문적인 업무 특성상 직원 순환이나 이동이 타 부서보다 적은 게 현실이었다. IT전문인력으로 구축돼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비해서도 시중은행 IT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은행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공채에 IT 및 디지털 분야를 추가하고 전문적 지식을 감안해 관련 자격증 소지자 등을 우대하거나 신규 채용임에도 신입에 국한하지 않고 경력직도 채용하는 등 범위를 넓혀 우수 전문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먼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 IT 및 디지털 부문을 별도로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신규 채용 450여명 중 디지털·빅데이터 및 IT 분야에 총 63여명을 선발했다. 지난해 하반기 새롭게 도입된 분야별 채용 방식을 통해 업무 특성에 맞는 각각의 역량을 파악하고 우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함이다.

우리은행도 신규 채용 600여명 중 IT직군 40여명, 디지털금융직군 10여명을 채용했다. 기존 전문계약직 형태던 디지털 전문인력을 경력직 공채로 20여명을 뽑기도 했다.

우리은행 IT직군은 IT인력풀로 관리되고, 일정 기간 영업점 근무 후 양성 및 선발 과정을 거쳐 관련 부서로 배치된다. 디지털 직군은 관련업무 즉시 수행이 가능한 대상을 선발해 디지털 본부부서로 바로 배치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신규 채용 500여명 중 IT직군에 45여명을, 디지털금융과 데이터 분석 분야 경력도 15여명을 채용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다른 은행들과 조금 다르다. 지난해 하반기 150여명의 신규 채용을 진행했지만 IT직군은 포함되지 않았다.

하나금융지주의 IT전문기업인 하나금융티아이에서 KEB하나은행뿐만 아니라 전 계열사 전산인력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준공된 청라 통합데이터센터에 그룹 관계사 1800여명의 IT인력이 집결해 있다.

채용 시에는 신규 및 경력직 모두 하나금융티아이 소속으로 선발되고 그 후 은행, 증권, 카드 등 IT 부문을 맡게 되는 형식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IT와 디지털을 구분해 운영 중이기도 하다. IT는 ICT그룹에서, 핀테크 디지털은 미래금융그룹에서 관리한다.

하지만 이러한 인력 운영 방식으로 과거 은행에서 관리하던 전문인력, 즉 은행 내부에 상주 중인 기존 IT직원들의 불만 목소리도 나온다. 모든 전산인력을 통합데이터센터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은행 자체로는 파견 형식의 업무처리가 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IT분야 직원들은 "8년간 신입 직원이 들어온적 없고, 부서 내 평균 연령이 40대다. 순환근무가 효율적으로 되지 않고 고령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매년 은행에서는 신입행원 채용시 ICT그룹으로 인력을 일정비율 할당하겠다고 하지만 행동에 옮긴적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은 발빠르게 2018년 상반기 채용을 시작했다. 모두 일반 및 IT 분야 나눠 진행한다. IT분야의 채용 인원은 내부적으로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은 과거 IT 관련 전공자와 경험자로 한정했던 IT 분야를 디지털 분야로 확대했다. 이공계열과 자연계열 전공자로 지원 자격을 확대한 것인데, 신입뿐만 아니라 IT 근무 경험자도 지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