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규제 매물 품귀현상 '촉발'… 분양권 '몸값' 견인'재건축 압박→공급부족→분양권가격 급등' 악순환 반복 우려
  • ▲ 서울시내 아파트단지 전경. ⓒ뉴데일리
    ▲ 서울시내 아파트단지 전경. ⓒ뉴데일리



    올 들어 2개월간 지속된 정부의 재건축 집중포화로 서울 재건축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비강남권에서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에 강력 반발하며 '정권퇴진·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분양권 웃돈 마일리지를 쌓아가며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1월1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으로 시작된 정부의 재건축시장 전방위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같은 달 10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강남권 구청에 '재건축 심사 철저' 지시·경고 조치를 내렸고, 22일에는 '가구당 최대 8억4000만원'의 재건축 부담금 추정액을 발표해 강남권 재건축시장을 흔들었다.


    이어 지난달 20일에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 방침을 발표하고 지난 5일 전격 시행에 나섰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로 재건축 추진에 제동이 걸린 양천·마포·노원구 재건축 예정단지 주민들은 연대를 결성, 연일 반대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재건축이 거의 마무리된 강남권에서는 오히려 재건축아파트 분양권 웃돈이 상승하는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다.

     

    잇따라 발표된 정부의 재건축규제로 문턱이 높아지면서 매물 품귀현상 및 새 아파트 가치 상승으로 일부 단지 분양권은 최고 6억원까지 프리미엄이 붙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오는 8월 입주 예정인 서초구 반포동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는 전용 84㎡ 분양권이 지난 1월 19억9385억원에 거래됐다.


    분양가가 14억 중순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5억원 이상 오른 금액이다. 3월 현재에는 23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올해 말 입주 예정인 송파구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도 상황은 비슷하다.


    7억8000만~9억2000만원대에 분양된 전용 84㎡가 지난해 12월 12억7436억원에 실거래된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13억8803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분양가 대비 약 6억원 이상 상승폭을 보인 것으로 3월 현재에는 15억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 106㎡는 지난해 12월 21억4000만원에 팔렸다. 2016년 분양 당시 17억1200만~18억570만원이었던 분양가 대비 2억8300만~4억2800만원 가량 웃돈이 붙었다.


    단지 인근 G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디에이치아너힐즈는 일반분양이 69가구에 불과해 매물이 거의 없다"면서 "매물을 구할 수 있는 가능성도 50~60% 정도다 그조차 프리미엄이 5억 가까이 붙었다"고 말했다.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18억2000만원에 거래된 데 이어 현재 21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재건축규제로 일부 가격 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최대 8억원에 달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 예고와 안전진단 기준 강화로 재건축 문턱이 높아지면서 새 아파트의 희소성이 더 부각되고 있는 양상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최근 정부 규제가 잇따르면서 신축 아파트 공급 제약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면서 "내 집 마련 수요는 물론 투자수요 측면에서도 새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층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강남의 경우 '거래절벽'과 '매물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분양권 거래시장으로 수요층이 몰리고 있다.


    이와 관련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안전진단을 통과한 재건축단지의 경우 희소성이 높아져 가격 상승을 초래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강북지역의 재건축사업에 걸림돌이 생긴 만큼 강남의 수급불균형을 악화시켜 가격급등을 낳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안전진단 직격탄을 맞은 단지는 폭락하고 피한 단지는 급등해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면서 "전반적인 공급 감소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