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GS25, 기존 편의점 형태에서 추가적인 기술로 무인 편의점 보급
세븐일레븐·이마트24, 새로운 형태 점포로 무인편의점 확대
  •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로고. ⓒ각사
    ▲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로고. ⓒ각사


    최저임금 인상 및 통신 기술의 발달 등으로 편의점 업계가 무인편의점 경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모습이다. 다만 CU와 GS25는 통신사와 협업을 통해 기존 형태의 편의점에 부가적인 수단으로 무인편의점을 바라보는 반면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그룹 계열사 기술을 적극 도입해 무인편의점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업계 모두 무인편의점을 미래 기술로 바라보고 다양한 협업 및 신기술을 적용하면서 3세대 편의점 시대를 서두르고 있다.

    3세대 편의점이란 단순 24시간 상품 판매에만 초점을 뒀던 1세대 편의점이나,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중점을 뒀던 2세대 편의점과 달리 매장 근무자가 카운터에만 머무르지 않고 고객 편의 등을 위해 매장 전체를 활동 범위로 하는 새로운 형태를 말한다.

  • CU 바이셀프. ⓒBGF
    ▲ CU 바이셀프. ⓒBGF


    ◇CU·GS25, 통신사와 협업… 기존 형태에 부가적인 시스템 도입

    CU와 GS25는 통신사와 협업을 통한 신기술을 현재 편의점에 적용하는 형태로 무인 편의점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SK와 협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편의점 근무자를 위한 AI(인공지능) 도우미 시스템 도입을 준비 중이다. 11월에는 스마트폰 하나로 상품 스캔부터 결제까지 전 과정을 고객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비대면(un-tact) 결제 시스템인 'CU 바이셀프(Buy-Self)'를 론칭했다.

    12월에는 SK와 함께 '혁신적 Digital 기술기반의 미래형 편의점 구현에 대한 공동 개발 등'에 관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CU가 그리는 무인편의점의 모습은 'CU 바이셀프'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보면 윤각이 그려진다. 해당 앱은 스마트폰으로 상품 스캔부터 결제까지 전과정을 고객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 쇼핑 기술이 적용됐다.

    결제 방법도 'CU 바이셀프' 앱을 실행해 점포 곳곳에 배치된 고유 QR코드를 스캔한 후,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주류, 담배 제외)의 바코드를 고객이 직접 스캔하고 구매 수량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상품을 고른 후에는 앱에서 결제까지 가능하다. 현재 CU 판교웨일즈마켓점에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해 5월 KT와 '미래형 점포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시스템은 KT와 손잡고 AI를 활용한 'GS25 챗봇지니'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이 서비스의 경우 매장 근무자가 업무상 궁금한 점이 생기면 AI를 활용해 실시간 업무지원을 받을 수 있다.

    GS25 근무자가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에서 'GS25 챗봇지니'와 친구를 맺고, 이용자 인증절차를 거쳐 사용 권한을 얻은 후, 궁금한 내용을 문자나 직접 말로 입력을 하고 답변을 받는 방식이다. 

    고객이 가져온 물건이 택배가 가능한지 궁금할 경우, 근무자가 "택배 불가 상품은 뭐지?"라고 물어보면, GS25 챗봇지니는 즉시 답변과 이미지로 구성된 매뉴얼을 제공한다.

    GS25는 이러한 AI 시스템으로 근무자는 카운터나 컴퓨터 앞에서 장시간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동선을 매장 전체로 확대할 수 있어 고객들의 서비스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듯 CU와 GS25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편의점보다 기존 편의점에 추가적인 형태로 무인편의점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2호점 무인계산대에서 핸드페이로 계산하는 고객. ⓒ진범용 기자
    ▲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2호점 무인계산대에서 핸드페이로 계산하는 고객. ⓒ진범용 기자


    ◇세븐일레븐·이마트24, 그룹 계열사와 협업… 새로운 모습의 편의점 선도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롯데와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만큼,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과 협업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편의점을 그리는 모습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5월 '시그니처' 1호점과 올해 2월 2호점을 선보이면서 발 빠르게 무인편의점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시그니처 편의점은 롯데카드, 롯데정보통신 등 그룹 계열사와 핵심 역량을 합친 편의점으로 핸드페이(HandPay), 인공지능 무인 계산대 등 최신 시설을 갖췄다.

    롯데정보통신이 개발한 세븐일레븐 무인 계산대는 360도 자동스캔 기능이 가장 큰 특징이다. 상품을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기만 하면 상품 바코드 위치와 상관없이 360도 전 방향 스캔을 통해 인식한다.

    객체 인식 솔루션도 탑재해 스스로 개별 상품의 부피를 인식하고 상품이 겹쳐져 있을 시 오류를 자동으로 인지하도록 했다.

    스스로 학습 가능한 인공지능(AI) 기술이 일부 적용돼 상품 스캔 완료 후엔 사전 등록한 핸드페이 정맥 인증 절차를 통해 간편하게 연계된 신용카드(롯데카드)로 결제가 이뤄진다.

    편의점 형태 역시 계산대가 무인으로 운영되면서 카운터가 없어 기존 편의점 모습과 다르다. 이로 인해 직원들은 카운터가 아닌 점포 전역을 활동범위로 둘 수 있다.

    이마트24 역시 신세계I&C와 협업해 신용카드인증 출입시스템과 셀프계산대를 만든 무인편의점을 총 6곳(서울조선호텔점, 전주교대점, 성수백영점, 공주교대1호점, 2호점, 전북대의대생활관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편의점 시장에 가장 늦게 발을 들였지만, 무인편의점 점포는 업계에서 가장 많다.

    서울조선호텔점과 전주교대점은 24시간 무인으로 운영되며, 성수백영점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 장안메트로점은 오전 1시부터 오전 6시까지 무인으로 운영된다.

    무인편의점으로 운영되는 만큼, 신용카드를 통한 카드승인시스템으로 정상카드인지를 인증하면, 그 신호를 무선으로 전달해서 문이 열리도록 하는 시스템이 적용돼 있다.

    계산대의 경우 고객이 직접 바코드를 찍고 결제하는 방식의 셀프계산대를 도입했고, 담배 판매의 경우 자판기를 통해 판매되기 때문에 카운터에 집중됐던 기존 편의점과 모습이 상이하다.

  • 이마트24에서 운영하는 무인편의점 서울조선호텔점. ⓒ진범용 기자
    ▲ 이마트24에서 운영하는 무인편의점 서울조선호텔점. ⓒ진범용 기자


    이렇듯 CU·GS25와 세븐일레븐·이마트24는 3세대 편의점 시대 개막에 맞춰 무인편의점 준비라는 기본적인 생각은 같지만, 생각하는 그림은 전혀 다르다.

    CU와 GS25가 그리는 미래형 편의점은 현재 모습을 유지하면서 부가적인 기술로 무인편의점을 확산하는 방법으로 기존 매장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고 추가적인 비용이 적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신기술 적용을 전면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세븐일레븐·이마트24가 선보인 신개념 편의점의 경우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해 고객들에게 미래형 편의점을 먼저 테스트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초기투자 비용이 비싸고 보안 문제가 있어 가맹점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는 편의점의 특성상 점포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및 핵가족 증가로 오프라인 유통 사업자 중 유일하게 편의점만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변화한 트렌드에 맞춰 편의점의 형태도 지속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전국 편의점 숫자가 5만개를 넘어선 만큼, 어떤 방식의 형태가 시장에 안착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