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대실적·화학적 조직통합 이뤄내신입사원에서 CEO까지 신화…IB 경력약점 발목
  • ▲ 김원규 대표 ⓒNH투자증권
    ▲ 김원규 대표 ⓒNH투자증권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이 조직통합과 실적 궤도진입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회사를 떠난다.

     

    1985년 신입사원으로 증권업계에 발을 들인 이후 33년 동안 몸담은 회사가 4차례의 M&A를 거치는 과정에도 한 곳에서 조직과 본인을 키웠고, 5년간은 대표이사를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로 남게 됐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정영채 IB부문 대표 겸 부사장을 신임사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이에 따라 김원규 사장은 자연스럽게 CEO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


    지난 2014년 12월 NH투자증권 사장에 취임한 김 사장은 2013년 7월부터 맡은 옛 우리투자증권 사장까지 포함해 5년간 대표이사를 지냈다.


    올해 임기만료를 앞두고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 CEO 최초로 3연임 성공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글로벌IB 도약을 노리는 회사와 지주가 IB업계 대부로 불리는 정영채 부사장을 낙점하면서 3연임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통합과 성장 등 외형적 부분에 대한 업계 전반적 평가는 물론 조직 내 리더십에 대한 회사 내부 평가 모두 김 사장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겸손한 성품으로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워 연임을 희망하는 목소리 역시 높았다는 점에서 임직원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특히 최근 증권업계 CEO들의 성과급을 포함한 급여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김 사장은 주요 증권사 CEO 대비 적은 급여를 받으면서도 회사 가치(ROE)를 크게 높여 가성비가 뛰어난 리더로도 꼽힌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김 사장이 회사로부터 받은 급여는 총 7억9400만원으로 이는 즉시지급 성과급과 2013~2015년 장기이연 성과급을 포함한 액수다.


    이같은 기준으로 김 사장의 보수액 순위는 전체 6위로, 한국투자증권(유상호·24.5억)·메리츠종금증권(최희문·15.5억)·유진투자증권(유창수·11.7억)·미래에셋대우(최현만·9.1억)에 비해 수령 급여는 차이를 보인다.

    NH농협금융지주 역시 지주와 증권사의 가교역할을 자처하며 조직 통합과 실적 모두 좋은 결과를 낸 김 사장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반면, 증권업의 사업모델이 과거 주식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자본 활용형 IB 비즈니스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점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IB 부문에서 경력의 약점을 보이는 김 사장 대신 정 부사장을 선택하게 됐다.


    또 정 부사장이 1964년생으로 농협금융 계열사 내에서 최연소 CEO가 된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정 부사장의 CEO 내정이 14년째 회사 성장을 이끌며 기업문화를 효과적으로 통합해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농협금융이 김 사장의 공로를 인정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김 사장 역시 그동안 수 차례 합병으로 인해 여전히 남아 있는 출신별 인재들을 효과적으로 아우르며 합병 이후부터 지주와 지속적인 유대관계 형성에 힘써왔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김 사장의 뒤를 이어 정 부사장이 임직원들의 두터운 신망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자신의 거취를 일찌감치 농협금융지주에 맡기고 임기를 소화해온 김 사장의 향후 거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 사장은 연임 여부가 관심사로 부상했던 지난해 말부터 "신입사원에서 CEO까지 올라온 만큼 욕심을 부려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혀왔다.


    김 사장의 행보에 대해 업계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김원규 사장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비롯해 합병 출범한 회사의 초대 CEO로서 경영성과와 화학적 통합을 이뤄낸 후 회사를 떠나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