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사명변경과 새 CI 선포 이후 조직 탈바꿈 지난 2월 동부대우전자 팔리며 비금융 구조조정 일단락
  • ▲ 이근영 DB그룹 회장.ⓒDB그룹
    ▲ 이근영 DB그룹 회장.ⓒDB그룹

     

    DB그룹이 구원투수 이근영 회장이 취임한지 6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새로운 사명변경과 CI 선포로 분위기 쇄신이 이뤄졌고, 주도권은 없었지만 동부대우전자가 결국 매각돼 그룹의 구조조정이 사실상 마무리 됐기 때문이다. 계열사 CEO들도 자율경영에 속도를 내면서 변화된 체제에 적응하면서 실적 개선도 뚜렷해지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DB그룹(전 동부그룹)이 금융 계열사들의 안정적인 성장 속에서 비금융 계열사들의 구조조정을 일단락하는 등 조직 추스르기가 끝났다.


    매각 권한을 쥐고 있는 FI(재무적투자자)들이 지난달 동부대우전자를 대유에 900억원에 매각하면서 김준기 전 회장을 비롯한 DB 계열사들이 보유한 지분 54.2%도 함께 처분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동부대우전자 매각이 정리되면서 DB그룹의 비금융 계열사들은 크게 축소됐다.


    이제 DB하이텍, DB INC, DB메탈 등이 대표적 비금융 계열사로 남게 됐다.  2014~2015년 그룹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동부건설, 동부제철, 동부팜한농, 동부익스프레스 등이 잇따라 떨어져 나갔고, 이번에 동부대우전자까지 품을 떠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을 선도할 수 있는 DB하이텍과 DB INC가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어 그룹 재건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특히 DB하이텍은 지난해 매출액 6797억원, 영업이익 143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1997년 창사 이래 20년만에 처음으로 배당을 결정하기도 했다. 2014년에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한 뒤 4년째 영업이익률이 20%를 넘어서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


    DB메탈도 이르면 내년 말쯤 워크아웃을 졸업할 수 있을 정도로 실적 개선이 눈에 띄고 있다. 이에 따라 DB그룹은 남은 비금융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재도약의 기회를 중장기적으로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물론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DB손보를 주축으로 한 금융 계열사들은 뛰어난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에 더욱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이근영 회장의 취임으로 계열사 CEO들의 자율경영이 강화된 것도 DB그룹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이 회장 조차도 전문경영인이기 때문에 각자 CEO가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은 긍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근영 회장은 신년사에서 "2018년은 지난해 11월 새롭게 출발한 DB가 본격적인 성장과 도약을 시작하는 해"라며 "기술이 미래를 바꾸는 변화에 대응해 기존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육성하는 노력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새 술을 담기 위해 새 부대가 필요하듯, DB그룹도 새 부대를 마련하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