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심화… 청약경쟁률 극과 극·비규제지역 가격상승
  • ▲ 조정대상지역임에도 규제 시행 전 분양신고를 마친 '다산자이 아이비 플레이스'는 68.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규제지역과 대조를 이뤘다. 사진은 다산자이 아이비 플레이스 견본주택을 찾은 내방객들. ⓒGS건설
    ▲ 조정대상지역임에도 규제 시행 전 분양신고를 마친 '다산자이 아이비 플레이스'는 68.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규제지역과 대조를 이뤘다. 사진은 다산자이 아이비 플레이스 견본주택을 찾은 내방객들. ⓒGS건설


    아파트 대신 오피스텔로 수요자가 몰리면서 '수백 대 1 청약경쟁률' '억대 분양권' 등 과열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지난 1월25일 오피스텔 전매제한 규제지역을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까지 확대했다. 이후 한 달 오피스텔시장 규제지역 공급가뭄이 현실화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최근 2년간 오피스텔 거래가격 변동률은 서울 6.77%, 경기 6.36%로 상승폭이 컸다.


    특히 2015년까지만 해도 6년째 3.3㎡당 1300만원 이하에서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던 서울 오피스텔 연 평균 분양가는 △2016년 1531만원 △2017년 1727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7년 말을 기준으로 2년간 무려 34.5% 오른 수치다. 


    입지와 상품성이 우수한 알짜 오피스텔로 수요층이 몰리면서 오피스텔시장에 과열조짐이 보이자 정부는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오피스텔 전매를 소유권이전등기 시까지 금지하는 내용을 지난해 8·2대책에 포함시켰다.


    이후 비규제지역의 인기행진이 계속되자 정부는 지난 1월25일부터 규제지역을 수도권 외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까지 확대했다. 두 차례에 걸친 오피스텔의 전매제한 조치로 오피스텔 분양의 공급가뭄은 현실화 되고 있다.


    현재까지 바뀐 전매제한 규정을 적용 받아 분양한 단지가 지난해 12월 서울 노량진에 공급된 '노량진 드림스퀘어' 한 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공급 단지는 비규제 지역이거나 1월25일 이전 분양신고를 마쳐 전매제한 규제를 피했다.


    해당 오피스텔은 한강조망권, 노량진 초역세권의 입지여건에도 불구하고 3.49대 1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규제 시행 전 수백대 1의 경쟁률을 자랑했던 것 대비 초라한 성적이다. 


    실제 투기과열지구의 전매제한 시행 직전인 지난해 7월 분양산 세종시 '힐스테이트 세종리버파크 H3블록'은 32실 공급에 1만3046건이 접수돼 무려 40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부 규제의 약발이 나타나면서 오피스텔시장은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2016년 하반기 2.44%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서울지역은 전매제한 규제가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 상승률이 1.16%로 반토막 났다.


    경기 지역 역시 광교 등 인기신도시 오피스텔이 열기를 견인했던 2015년 하반기에는 상승률이 2.01%까지 상승했지만 지난해 하반기에는 1.13%에 그쳐 하락폭이 컸다.


    다만 정부의 오피스텔 규제의 약발은 다른 곳에서도 나타났다.


    남양주 다산, 인천 송도 등 조정대상지역임에도 규제 시행 전 분양신고를 마친 '다산자이 아이비 플레이스'와 '송도 SK뷰 센트럴'은 각각 68.1대 1, 5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규제지역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비규제지역은 기존 오피스텔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양극화 현상'을 야기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안양시 평촌의 '평촌아크로타워' 전용 83.84㎡는 지난해 7월 3억75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4억2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7개월 만에 약 4500만원 가량 오른 셈이다.


    비규제지역인 인천 송도신도시의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전용 25.78㎡도 지난해 6월 1억2500만원에서 12월 1억4700만원으로 2200만원 상승했다.


    오피스텔시장은 규제의 무풍지대로 여겨지며 시중자금을 끌어모았지만 아파트 못지 않은 규제 시행으로 규제 지역의 신규공급이 사실상 종적을 감추고 거래위축이 현실화 되고 있다.


    이달 전국에 5960실의 오피스텔 분양 물량이 공급되지만 서울 논현동 '논현 아이파크' 194실, 성남 분당구 '분당 더샵 파크리버' 165실 등 일부를 제외한 85% 5145실이 오피스텔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비조정대상지역에 몰려 있는 것도 이를 대변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수익형 부동산은 주택시장보다 규제가 덜한 편이지만 투자 시 단기 차익보다 중·장기 차익을 고려해야 하고, 일반적인 경제 상황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라면 문재인정부 정부가 부동산정책으로 '규제'를 택한 만큼 시장을 관망하는 자세도 필요하다"면서 "자기자본 비중을 늘리며 시장 분위기를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