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 굴려주는 2년짜리 정기예금보단 1년 미만 대세지난해 지속된 금리 인상 신호 탓… 대기자금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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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인상기가 본격화되면서 만기가 짧은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전체 정기예금 잔액 중 1년 미만 단기예금 중심으로 수요가 커졌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권의 정기예금 잔액은 전년 대비 5.2% 증가한 617조469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0년부터 7년간 500조원대에 머물던 정기예금 잔액이 지난해 처음으로 60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전체 정기예금 잔액 중 단기예금이 급증했다. 

만기 1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206조4708억원으로, 1년 사이 14.4% 증가했다. 전체 정기예금 증가액의 85%가량을 차지한 셈이다. 

반면 만기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은 전년 대비 0.7% 찔끔 늘었고, 만기 3년 이상 정기예금은 전년 대비 5.6% 줄었다.

1% 초저금리에 허덕이던 예금시장이 저금리 장기화에서 벗어남에 따라 금리가 오를 것을 대비해 일단 만기가 짧은 상품에 묶어두려는 대기자금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의 부동자금이 은행에 지속적으로 유입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안정적인 재테크를 추구하는 금융소비자라면 일반 보통예금 통장에 여유자금을 넣어두기보단 정기예금에 묶어두는 것이 이자를 1~2% 더 받을 수 있고, 또다시 금리가 인상된다면 다른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현명한 방법이기도 하다.

일 년전만 해도 은행 정기예금을 여유자금 묶어두기나 보관용으로 이용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상황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6월부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신호가 구체화되면서다. 결국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은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고, 이때부터 2%대 금리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특히 여러 우대조건을 장착한 시중은행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금리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복잡한 우대조건 없이 기본금리부터 높은 편이다.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 상품의 경우 1개월 이상 기본금리 1.40%, 3개월 이상 1.50%, 6개월 이상 1.70%, 12개월 이상 2.2%를 제공한다. 여기에 이벤트 발생 시 0.1% 추가 우대금리도 주어진다.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의 경우 1개월 이상 기본금리 1.30%, 3개월 이상 1.50%, 6개월 이상 1.80%, 12개월 이상 2.2%를 제공한다. 

올해도 이같은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연임으로 기준금리 조기 인상설이 꿈틀대고 있고, 미국이 올해 정책금리 인상 시기를 3~4번 예고했기 때문이다.

기정사실화된 한미 정책금리 역전 현상도 금리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오는 20~2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정책금리를 현 1.25~1.50%에서 0.25%포인트 올리게 되면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아지게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명한 금융소비자들은 이미 지난해 금리 인상 기대감이 솔솔 불때부터 예금 만기를 짧게 가져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을 지켜보고 있다"며 "통상 정기예금은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비교적 오랜 기간 묶어두는 돈이지만 금융시장 인식도 바뀌는 추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