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점유율 '70%' 꿀꺽… H&A사업본부 실적 상승 기대핵심부품, '기술력 강화-모듈러 디자인 적용'… '조성진 효과' 입증


  •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 H&A사업본부가 건조기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20조원 매출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 제품을 주문해도 물량이 없어 최소 한달은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올해 건조기 시장 규모가 100만대를 무난히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전체 매출의 상당부분을 책임질 주력 제품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하는 조성진 부회장의 지속적인 R&D 투자와 실험정신이 건조기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4일 LG전자에 따르면 국내 건조기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60~70만대에서 올해 1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2016년 10만대 규모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2년새 10배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성장세의 배경으로는 미세먼지 등 환경적 요인 및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등이 꼽힌다. 최근에는 낮은 전기요금 등 제품 만족도에 따라 대기 수요까지 발생하는 등 대중화 속도가 빠르게 이뤄지는 모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출시 초기 제품에 비해 사용 부담이 줄어들고 편의성은 대폭 강화됐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현재 추세로 볼 때 올해 100만대 이상의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 2004년부터 건조기 시장에 본격 진출해 가스식·전기식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시장 확대에 주력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선보인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트롬 건조기 신제품은 에너지 효율과 성능을 한층 강화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LG전자는 이 같은 제품력을 바탕으로 현재 국내 시장에서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에는 급증하는 시장 수요에 따라 생산 라인을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리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회사 측은 가전사업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모듈러 디자인 설계를 통해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라인을 유연하게 운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증권가를 중심으로 올해 H&A사업본부의 매출이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H&A사업본부의 매출은 19조2261억원으로 건조기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에도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에서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신성장 제품의 잇따른 판매 호조에 따라 올해 생활가전 사업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건조기와 같은 건강관리가전이 필수 가전으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LG전자 건조기가 매출 상승의 선봉장 역할을 맡은 점을 두고 조성진 부회장의 사업전략이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초기 시장의 경우 햇볕에 말리는 전통적인 빨래문화로 대부분의 제품이 해외 수출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때문에 국내 시장의 규모도 상대적으로 협소했지만, 끊임없는 R&D 투자를 기반으로 편의성을 대폭 개선해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등 성공적으로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생활가전의 핵심 부품인 모터와 컴프레서에 대한 차별화된 기술력에 집중한 것이 시장 선점의 기회로 작용했다는 시각도 지배적이다. 2005년 가전업계 최초로 세탁기에 도입한 모듈러 디자인을 건조기에 적용한 것 역시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한 몫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경우 건조기 시장에서 경쟁사 대비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 전망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그간 연구개발에 집중한 결과가 올해 20조원 매출 달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