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부 장관, 나홀로 사우디서 원전 세일즈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사장 인선이 이달 중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임원추천위원회의 면접 등을 거쳐 사장 후보 3인을 추려 현재 정부의 낙점을 기다리고 있다. 

14일 전력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부는 이달 중으로 양대 전력공기업의 사장 선임 절차를 매듭짓는다. 

한전의 경우, 지난해 12월 조환익 전 사장이 물러난 뒤 석달 간 수장공백이 이어지면서 경영 공백이 컸다. 내부적으로는 사업 지연, 인사 적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바깥으론 원전 세일즈와 같은 국책사업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탈원전 기조와 맞물려 해외 원전 사업이 주요 먹거리 산업으로 떠올랐는데 정작 협상파트너인 사장의 공석이 길어지면서 원전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급기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나홀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원전 세일즈를 벌였다. 한전과 한수원 사장 대신 본부장급 임원들이 각각 출동했다.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아 사우디 원전 수출 협력을 논의한 데 이어 이번엔 사우디 방문으로 우리 정부의 원전 수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주요 국책사업인 원전 세일즈를 벌이면서 실무 책임자인 한전과 한수원의 사장이 빠진 것인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전과 한수원 모두 사장 공모 절차는 마무리됐다. 

한전은 지난 12일 사장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마무리지었다. 이후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운영위원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이달 말쯤 임명이 이뤄질 전망이다. 산업부 장관이 제청,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 방식이다. 

현재 사장 후보로는 △김종갑 한국 지멘스 회장 △오영호 전 코트라 사장 △조석 전 한수원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산업부 차관 출신으로 김종갑 지멘스 회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내에서는 두 공기업 모두 사장이 임명되는 대로 해외 원전 수주전에 투입돼야 하는만큼 '경영' 경험을 높게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조원 규모의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우선협상자로 협상을 이어나가야 하는 데다가 내달에는 사우디 원전 1차 컷오프가 기다리고 있다.

  • ▲ 한수원 신임 사장 후보로 정재훈 전 산업기술진흥원 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 한수원
    ▲ 한수원 신임 사장 후보로 정재훈 전 산업기술진흥원 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 한수원
     

  • 김 회장은 행시 17회로 참여정부 당시 산업부 1차관을 지내 문재인 정부와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하이닉스·한국지멘스 사장을 연이어 지낸 경영자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수원 역시 신임 사장후보로 정재훈 전 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권홍기 한신대 교수, 김동수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정책위원을 추천한 상태다. 

    정부 안팎에서는 정재훈 전 원장이 사실상 내정됐다는 관측이 많다. 정 전 원장은 행정고시(26회) 출신으로 과거 지경부에서 에너지자원실장, 차관보 등을 지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한전, 한수원 사장에 정치인 출신이 아닌 관료 출신에 경영자 마인드까지 갖춘 인물을 낙점한 것은 무엇보다 전문성을 강조한 것"이라며 "원전 수출에 나설 적합한 인물을 임명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