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FTA 무역분쟁 휩싸이면 공든탑 흔들숨고르기 KAI "美 조립 T-50A 수출로 보기 어렵다"
  • 미국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APT) 350대를 교체하는 사업자 선정이 임박했다. ⓒ KAI
    ▲ 미국 공군의 차기 고등훈련기(APT) 350대를 교체하는 사업자 선정이 임박했다. ⓒ KAI


미국 공군의 차기 고등 훈련기(Advanced Pilot Training·APT) 사업자 선정이 임박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해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수주전에 뛰어든 상태다. 

이 사업은 초도물량만 17조원으로 향후 제 3국 시장진출도 기대돼 최대 100조원대 사업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산업연구원(KITE)은 최근 우리의 T-50 훈련기 수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미국이 향후 5년 간 우리나라의 방산수출 유망국가 1위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가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하고 한미FTA 재협상 등 우리나라와 무역분쟁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KAI가 사업권을 따내기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 5월 사업자 선정…경쟁사 간 기술력 대등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공군은 이르면 5월 중으로 차기 고등훈련기 교체 우선사업자를 선정한다. 

록히드마틴은 최근 미국 육군의 훈련을 돕는 시뮬레이터를 공급, 이를 유지 관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4조원 규모의 육군 사업권을 따내면서 록히드마틴이 공군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KAI 사천 공장에서 T-50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 KAI
    ▲ KAI 사천 공장에서 T-50을 조립하고 있는 모습. ⓒ KAI


  • KAI와 록히드마틴은 미국 보잉-스웨덴 사브 컨소시엄과 경쟁 중에 있다. 기종 개발은 KAI와 록히드마틴이 빨랐다. T-50A은 2016년 11월 첫 출격, 현재 100회 이상 출격한 상태다. 

    보잉-사브 컨소시엄의 BTX-1은 이번 입찰을 위해 탄생한 제품으로 성능은 T-50A와 대등하다고 평가받는다. 다만 출시 시기가 늦어 안전성 등이 약점으로 꼽혔으나 APT 사업자 선정이 지난해 12월에서 올해로 미뤄지면서 이 부분을 크게 보완한 것으로 전해졌다. 


    ◇ 한미 무역 분쟁 속 유불리 따져봐야

    양측이 기술력 분야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지면서 결국은 '가격'이 최종 입찰을 판가름 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김조원 사장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서 "록히드마틴과 협의해 경쟁사를 이길 가격을 연출해야 한다"면서 "최저가 입찰로 단 1센트만 높게써도 진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올초 록히드마틴과 사업 협의를 위해 미국에 다녀왔다. 록히드마틴은 원가 절감을 위해 KAI를 끊임없이 압박해왔다. 

    김 사장은 "경영혁신과 최저임금 등으로 원가를 절감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고충을 토로해 왔다. 

  • 김조원 사장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서
    ▲ 김조원 사장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서 "록히드마틴과 협의해 경쟁사를 이길 가격을 연출해야 한다"면서 "최저가 입찰로 단 1센트만 높게써도 진다"고 말했다. ⓒ KAI


  • 다만 최근 한국과 미국의 무역분쟁이 APT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트럼프 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 발효를 앞두고 한미FTA를 연계해 우리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산 세탁기 등에 세이프가드를 발령해 한국산 제품의 수출길을 가로막고 섰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APT 메인사업자가 록히드마틴이고 완제품은 미국에서 조립해 T-50A를 수출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면서도 "무역분쟁이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상황이라 면밀히 유불리를 따져봐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