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죤 "PHMG 검출은 원재료서 나와" VS AK컴텍 "국내 피검기관 3곳 자체검사 비검출"
  • (사진 좌로부터)피죤,AK켐텍, 옥시레킷벤키저 로고ⓒ각 사 제공
    ▲ (사진 좌로부터)피죤,AK켐텍, 옥시레킷벤키저 로고ⓒ각 사 제공


    스프레이 피죤에서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판매사인 피죤과 원료공급업체인 AK켐텍이 이번 사태를 둘러싼 책임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양측이 법적 공방까지 불사한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피죤의 스프레이형 탈취제 2종(우아한 미모사향, 로맨틱 로즈향)에서 각각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0.00699%와 0.009% 검출됐다. PHMG는 눈에 들어갈 경우 심한 손상을 일으키고 장기간 또는 반복 노출 시 장기에 심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피죤은 논란이 일자 환경부에 지침에 따라 즉각 회수에 나섰다. 피죤은 "이미 팔려나간 제품의 경우 소비자가 직접 구매처에서 교환이나 환불을 신청하면 가능하다"며 사과했지만, 해당 제품에 관련해서는 AK켐텍 성분 때문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피죤의 주장에 따르면 PHMG가 검출된 이유를 원료공급업체인 애경계열사 AK켐텍에 문제가 있다. 피죤 측은 자체 의뢰한 FITI시험연구원 분석결과를 근거로 AK켐텍에서 공급한 성분이 주원인이란 입장이다. 다만 이 검사 결과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피죤 관계자는 "환경부에 발표에 따라 판매자로써 스프레이와 관련된 벌금 등 책임을 질 것"이라면서도 AK켐텍을 상대로 법칙 조치를 취하겠다고 입장도 내비쳤다.

    이에 맞서 원료공급업체인 AK켐텍은 "PHMG를 구매, 취급 및 처방한 사실이 없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AK켐텍 관계자는 "지난달 12일 피죤의 PHMG 관련 통보 직후, 당사는 환경부 공인시험기관(FITI) 및 복수의 시험기관에 분석을 의뢰해 1개의 정부출연 연구기관(KIST)에서 '미검출' 성적서를 발급받았다"면서 "FITI와 동일한 분석기기를 사용하는 모대학 연구소로부터 '미검출' 결과를 확인해 이달 6일 피죤에 이를 통보, FITI는 현재까지 분석이 진행 중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죤은 스프레이 제품에서 PHMG가 검출됐다는 일방적 주장으로 언론 대응하고 있다"면서 "공인시험기관 FITI 및 기타 공신력 있는 분석 결과를 추가 확인 후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유통업계의 원료공급사·제조사와 판매사 책임 공방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가습기살균제 사고와 관련해 정부 조사와 법적 공방이 아직까지 진행 중이다.

SK케미칼은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
 가습기 살균제 핵심 물질인 PHMG를 납품한 원료 공급사다. 이 때문에 옥시는 지난해 말 SK케미칼에 독성시험 결과 제품 출시와 관련한 내부 승인 과정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구했지만 SK케미칼은 "공동 책임을 질 이유가 없다"며 거부하며 논란을 키웠다.

또한 생필품을 둘러싼 위해성 이슈가 터질 때마다 반복된 미숙한 대응에 소비자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2일 환경부의 발표에 따라 
피죤 스프레이와 함께 퍼실 겔 컬러도 안전 규정 위반으로 회수조치를 받았다.

문제는 퍼실을 전개하는 
헨켈홈케어코리아는 병행수입품이라는 이유로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 비판이 더 거세다. 수입업체인 뉴스토아가 책임져야 할 문제일 뿐 헨켈홈케어코리아와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 입장에서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국내보다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는 각종 인증을 받는 것으로 인식돼 인기를 끌었던 터라 소비자들이 받은 충격도 더 클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상의 문제여도 유통업체가 제품을 검증하기 때문에 무조건 제조업체 책임으로 보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유통상 발생한 문제에서도 제조업체가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함께 기획·생산한 제품이기 때문에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은경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이번 피죤 사태는 가습기 살균제처럼 문제가 커지지 않았지만 큰 문제가 발생한다면 기업의 적극적인 책임이 들어가 줘야된다"면서
 "소비자들에게 환불을 결정해주는 것도 일종의 기업 자세지만 책임공방을 하는 것은 결국 기업간의 가져야될 책임을 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