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11번가 등 수익성 낮은 사업 잇따라 정리 및 축소… "거래액 커지는 반면 적자는 지속" 원인
  •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 ⓒ각사
    ▲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 ⓒ각사


    그동안 몸집 키우기에 집중하면서 출혈경쟁을 이어갔던 이커머스업계가 수익성이 좋지 않은 사업들을 과감하게 정리하거나 축소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규모 확대를 위해 무리한 투자를 이어왔지만, 올해부터는 질적 성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상거래 규모는 91조9800억원대로 추정된다. 2016년 전자상거래 규모 64조9134억원보다 20조원 이상 커진 수치다. 이러한 성장세라면 올해는 100조원을 무난하게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커머스에 대한 사회적인 인지도 및 성장세가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시장 상황이 변화됨에 따라 이커머스 기업들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보단 질적인 성장을 끌어올려야 할 시기로 보고 있다.

    티몬은 지난 2015년 11월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시작한 무료반품 서비스를 지난해 10월 종료했다. 티몬 측은 무료반품 이용 고객이 전체 고객의 5% 미만일 정도로 일부 고객에게만 편중됐고 파트너사 부담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메프도 지난 2016년 11월 선보인 신선식품 직배송 서비스 '신선생' 운영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실제 위메프는 최근 직배송 서비스 '원대배송'에서 신성생 카테고리를 삭제했다.

    11번가를 운영하고 있는 SK플래닛 역시 의류 대여 서비스 '프로젝트앤'의 전면 철수를 결정했다. 프로젝트앤은 한 달에 일정 금액을 내면 명품이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아이템을 대여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였다. SK플래닛 측은 커머스에 사업을 집중하기 위해 해당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기존 고객 확보 차원에서라면 손실을 보더라도 사업을 일단 진행했던 방식에서 질적인 성장으로 이커머스업계가 사업방향을 전환했다고 보고 있다. 즉 무분별한 확장에서 선택과 집중 하에 보수적으로 서비스를 접근한다는 입장인 셈이다.

  • SK플래닛에서 서비스하던 프로젝트앤이 서비스를 종료한다. ⓒ프로젝트앤 앱 화면
    ▲ SK플래닛에서 서비스하던 프로젝트앤이 서비스를 종료한다. ⓒ프로젝트앤 앱 화면


    이커머스 기업들이 사업 계획을 전환한 것은 전자상거래 매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적자폭이 쉽사리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G마켓과 옥션, 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를 제외하면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은 모두 적자상태다.

    업계는 지난해 기준 11번가 1000억원대, 쿠팡 5000억원대, 위메프 400억원대, 티몬 1000억원대 수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위메프의 경우 지난 2016년 영업손익 면에서 직전년도 대비 788억원 감소한 636억원을 기록해 절반 이상인 55.3%의 손익 개선을 이뤄 적자를 가장 많이 축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이커머스업계는 성장을 위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투자를 진행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사업 초기와 같은 대규모 투자도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식의 운영은 회사의 위기를 초래할 뿐이다. 지금은 손익 개선을 이뤄야할 시기라고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셜커머스 기반의 업체들은 2018~2020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세운 만큼 올해 질적 성장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수익성이 좋지 않은 사업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