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승계 사전 작업…책임경영 강화 차원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윤석빈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 김원 삼양사 부회장, 김량 삼양사 부회장ⓒ각 사 제공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윤석빈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 김원 삼양사 부회장, 김량 삼양사 부회장ⓒ각 사 제공


    23일인 오늘 주요 식품업체가 동시에 주총을 여는 이른바 '슈퍼주총데이'다. 이날 식품업계 주총에선 오너가(家)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및 재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오너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을 띠고 있지만 경영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해나가기 위한 책임경영으로도 풀이된다.

롯데제과는 이날 서울 양평동 본사 대강당에서 제1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신 회장은 2006년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이사직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앞서 의결권자문사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연구소는 신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한 바 있다. 신 회장이 경제 관련법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주주 가치 훼손 이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크라운제과는 
서울 용산 본사에서 제1회 정기주주총회를 개최, 윤석빈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윤 대표는 크라운해태제과그룹의 오너 3세로 윤영달 회장의 2남 가운데 장남이다. 이번 움직임은 윤 사장이 핵심 자회사인 크라운제과 경영까지 직접 챙기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표는 이 자리에서 "그룹 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시너지를 발휘하겠다"며 "자회사 관리와 지원을 강화해 성장기반을 구축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사조해표는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제14회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주지홍 식품총괄 경영본부장의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주 본부장은 사조그룹의 창업주인 고 주인용 회장의 손자이자 오너 2세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2006년 비상장계열사인 사조인터내셔날을 통해 그룹에 입사해 사조해표 기획실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쳤다. 

삼양식품은 이날 강원도 원주공장에서 제57기 정기주주총회 갖고 창업주인 고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남인 전인장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전 회장은 2005년 3월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뒤 2010년 3월 삼양식품 회장으로 취임했다.

앞서 삼양그룹 계열사인 삼양사는 지난 21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김원·김량 삼양홀딩스 부회장을 삼양사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1958년생인 김원 부회장은 1988년 삼양사에 입사해 대표이사 사장, 삼양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했다. 김량 부회장은 1955년생으로 경방유통 대표이사 사장, 삼양제넥스 대표이사 사장 겸 삼양사 사장을 역임하고 삼양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기 주총은 향후 사업방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면서 "이번 주총에서는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오너가를 전면배치함으로써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높이고 동시에 사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식품업계는 이번 주총에서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식품사업 활로를 찾기 위해 신사업을 정관에 잇따라 추가했다. 

SPC삼립은 천연·혼합제로 조미료 제조업, 기타 과실, 채소 가공과 저장처리업, 기타 비알콜음료 제조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삼양식품은 교육서비스 사업 진출을 위해 신규사업 목적을·추가했다. 
빙그레는 신규 사업목적에 세제, 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해마로푸드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전자상거래 및 관련 유통을 신사업으로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