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롯데 "쉿"vs 신세계 "깜짝", 상생 현장서 부각된 경영 온도차

롯데 유통사업부문·신세계그룹, 28일 같은 곳 같은 장소서 나란히 상생 행사 펼쳐
이원준 롯데 부회장 '묵묵부답',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깜짝 발표' 쏟아내

김수경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8.03.29 11: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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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사진 가운데) 이원준 롯데그룹 유통사업부문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김수경 기자


롯데가 침묵을 지키는 사이 신세계는 깜짝 발표를 쏟아냈다. 

국내 유통업계의 큰 손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상생 관련 행사를 치르며 확연히 다른 경영 온도차를 드러냈다. 

롯데 유통사업부문은 지난 28일 코엑스 전시홀에서 '중소기업 입점 상담회'를 열고 250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맞춤 컨설팅과 입점을 지원하는 상생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해까지 롯데홈쇼핑이 주관해 온 행사였지만 롯데가 지난해 유통BU를 신설하면서 롯데 
7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확대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원준 롯데그룹 유통사업부문 부회장과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속 수감 이후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 롯데는 그간 크고 작은 대외 활동에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모처럼 롯데가 주최하는 대규모 행사에 업계와 언론의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이원준 부회장은 롯데의 비상 경영 체제 상황과 롯데홈쇼핑 재승인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끝까지 침묵을 고수했다. 
지난 23일 열린 롯데쇼핑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이 부회장은 마찬가지로 기자들의 질문을 모두 피했다.

롯데 행사장 바로 옆 전시홀에서는 같은 시간 신세계그룹의 채용 박람회가 열렸다. 
신세계그룹 16개 계열사와 20여개 파트너사가 함께 고용 창출에 나선 행사로 정용진 부회장이 대표로 참석했다.

정 부회장은 환영사를 마치고 이날 참석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 함께 박람회 부스를 둘러본 뒤 약 20여분 간 일정에 없었던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수십여명의 취재진이 정 부회장을 둘러싸고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졌다.

정 부회장은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막힘없이 대답하는가 하면 신세계그룹의 주요 이슈와 현안, 미국 시장 진출, 전문 스토어 오픈 등 구체적인 올해의 경영 계획도 막힘없이 밝혔다. 

이날 정 부회장은
1조원을 투입해 하남에 아마존을 능가하는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구축하고 있다는 계획과 함께 PK마트 내년 5월 미국 시장 진출, 무인 콘셉트 카트 개발, 이커머스 통합법인 상장, 이마트24 차별화 계획, 펀스토어·피코크 전문점 오픈 계획 등 그야말로 '깜짝 발표'를 쏟아냈다. 신세계그룹의 올해 경영 계획과 전략을 압축한 발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분명 파격적이었다.

롯데의 경우 
그룹의 총수가 구속 수감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언행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과도한 조심스러움은 올해 롯데의 위축된 대내외적 경영 활동을 방증하는 것 같아 아쉬움을 남겼다. 신 회장 구속 이후 전체적으로 움츠러든 그룹 분위기가 향후 롯데의 경영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조금은 우려스럽다.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의 주도로 유통업계에 매번 새로운 화두와 트렌드를 던지고 이를 선도해간다는 점에서 이번 '깜짝 발표'도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노브랜드'와 '스타필드' 등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신세계그룹이 이번에는 또 어떠한 아이템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깜짝 발표' 뿐만 아니라 방향성을 잃은듯한 '이마트타운'과 아직까지 성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이마트24'의 '깜짝 성과 발표'는 신세계그룹의 과제로 남아있다. 

롯데의 '침묵'과 신세계의 '깜짝 발표', 두 유통 기업의 대비되는 온도차가 향후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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