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와 개혁의 아이콘 귀환에 금융권 우려와 긴장

[취재수첩]김기식 금감원장에게 바라는 업계 목소리

업계 내 미해결 현안 가득…충분한 기회 보장하길
증권가 "강력한 사전규제보다 사후관리·책임 중요"

정성훈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8.04.02 14: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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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데일리DB

'저승사자'가 금융감독원장으로 귀환했다.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취임식을 기점으로 공식적인 행보에 나섰다.


증권업계는 물론 금융권의 긴장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인으로는 최초로 금융감독당국의 수장에 취임한 김 원장은 그동안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금융부문에 대한 저격수 역할을 자처해왔다.


19대 국회에서는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았고, 더미래연구소장을 지내며 금융권의 주요 이슈를 파악하고 있다.


과거 행보를 볼때 앞으로 금감원이 증권업계를 향해 어떤 스탠스를 취할 것인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다.


특히 국회에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금융과 재계의 불합리를 바로잡기 위해 발로 뛰며 얻은 명성과 지지기반은 규제와 감시의 연속인 증권업계에는 더 큰 부담이다.


그러나 훌륭한 정치인이 무조건 성공한 금융감독원장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김 원장이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치인으로서 금융소비자를 위해 오랜 시간 뛰었다면 이제는 금융감독원의 수장으로서 증권업계를 '감독'만 하기 보다는 '기회'도 충분히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쳤으면 좋겠다.


분명한 사실은 대한민국 증권산업은 우물안 개구리이고, 후진적이고, 낙후된 산업이다.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죽이는 것이 답이 아니라 조속히 선진화시키고 세련되도록 키워야 한다.


이처럼 갈길이 명확히 정해진 산업에 저승사자 또는 저격수로 불려온 인물이 당국의 수장으로 귀환해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


증권업계가 당국에 바라는 점은 명확하다.


사고를 미리 걱정해 강력한 사전규제를 하기 보다는 우선은 기회를 주고 사후에 발생한 사고에 대해 확실한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초대형IB의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사업이나 인수합병이 시급한 중소형증권사에 대한 인허가 문제도 같은 맥락이다.


무조건적으로 덩치를 키워주고, 규제를 푸는 것이 답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 당국의 인허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증권업계의 대다수 현안들이 일어나지 않은 문제를 미리 우려하고, 대안·보완책 제시도 없이 결정만 미루고 있다. 이것이 금융감독원을 바라보는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김 원장의 취임이 증권업계로서는 우려가 가득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와 희망은 놓지 않고 있다.


취임 직전까지는 금융소비자 중심의 정책을 폈고, 이를 바탕으로 금융권을 지속 견제했던 정치인이 었지만, 이제는 금융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 임무를 맡은 금융당국의 수장이 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장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금융산업의 역할을 이해하고 제 기능을 다하도록 규제와 관리감독의 권한을 현명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점도 알고 있다.


김 원장은 내정 발표 직후 금감원을 통해 "아직 취임 소감을 밝힐 입장이 아니고, 취임 후 업무보고를 받고 적절한 시기에 언론과 이야기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현안을 확실히 숙지함과 동시에 전임 원장의 불명예 퇴진에 따른 시선도 어느 정도 의식한 행보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미 지난주 내정 직후부터 주말내내 금융감독 관련 현안을 챙기며 금감원장으로서 발빠른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임기 내 청사진이 공개될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당국 수장으로 돌아와 오늘은 저승사자로 불리고 있지만, 임기를 마치고 떠날 때에는 금융산업이 제 기능을 하고, 성장해 금융권과 금융소비자들 모두 웃도록 만든 조력자로 평가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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