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상업가동 후 실적 개선세… 작년 당기순익 1152억 달성국내 첫 석화 불모지 유라시아 진출 이어 유럽, 북아프리카 정조준


국내 대표 자원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우즈벡 수르길 프로젝트가 지난 2016년 상업가동 이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둬들이며 롯데케미칼을 웃음짓게 하고 있다. 

수익 창출은 물론 롯데케미칼의 순수 기술력을 바탕으로 건설됐다는 점에서 위상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즈벡 수르길 가스화학 프로젝트의 운영사인 우즈코 가스 케미칼(Uz-Kor Gas Chemical)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큰 폭 상승한 11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완만한 유가 상승 흐름 속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가 견조히 지탱하면서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원료 가격이 저렴한 가스 기반 제품 생산이 이뤄지며 경쟁력도 높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배당실적 307억원을 거둔데 이어 올해도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르길 프로젝트는 지난 2006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양국 정상간 전략적 파트너십 MOU(양해각서) 체결이 이뤄지며 본격화 됐다. 
 
2007년에는 한국가스공사(22.5%), 롯데케미칼(24.5%), GS E&R(3%) 등이 한국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즈벡 국영석유가스회사인 우즈벡 석유가스공사(Uzbekneftegaz)와 50:50의 지분으로 합작투자회사(Uz-Kor Gas Chemical LLC)를 설립했다.

수르길 가스전 개발, 개발된 가스 판매 및 HDPE(고밀도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생산을 위한 가스화학단지(GCC)를 건설해 직접 운영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2016년 1월 본격 상업생산이 이뤄졌다. MOU 체결 이후 10년만에 그 결실을 보게 된 것.

수르길 프로젝트의 의의는 단순히 상업생산이 이뤄진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해외자원개발의 모범적인 성공사례이자 롯데케미칼의 순수 기술로 건설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우선 수르길 프로젝트는 한국 정부의 지원 속 민관컨소시엄 각 주체들이 핵심역량을 집중해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민관 합작사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를 만들었다. 

당시 정부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의 일환으로 우즈벡 정부와의 전략적 파트너쉽을 강화하고 국가간 대규모 생산기지 건설 사업이 성사될 수 있도록 신뢰기반을 구축함으로써 우리나라 석유화학 기업의 우즈벡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롯데케미칼은 또 국내 엔지니어링사들과 손잡고 석유화학의 불모지에 가깝던 유라시아 대륙에 국내 최초로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을 건설, 유럽·중앙 아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 북아프리카까지 시장을 확장하게 됐다. 

사막의 높은 기온과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지옥의 첫 관문'이라고 할 정도로 열악한 현장 여건 속에서 국내 엔지니어링사들은 완벽한 공정을 진행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함으로써 한국의 건설 기술 위상을 한층 드높였다는 평가다. 

특히 우즈벡은 건국 이후 최초로 대규모 에너지 산업 시설(약 30만평 규모)을 보유하게 돼 국가 기간산업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와 함께 이번 프로젝트의 PE(폴리에틸렌)·PP(폴리프로필렌) 공장은 롯데케미칼의 순수 기술력으로 건설돼 국내 최초로 석유화학 기술의 해외 수출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PE·PP공장은 설계·시공·운전 등 건설에 필요한 주요 분야에서 40년간 이어온 업계 최고 수준의 노하우를 집적해 건설했으며 국제표준의 글로벌 대규모 화학산업단지 건설 사례에 롯데케미칼의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보였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우위와 지속 성장을 위해 ▲저가원료의 안정적 확보를 통한 수익성 제고 ▲고부가 산업의 확장을 중점 사업전략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번 우즈벡 수르길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면서 2019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미국 액시올(Axiall)사와의 합작 사업도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는 기존 나프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저가의 가스 원료 사용을 높임으로써 원료, 생산기지, 판매지역 다변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수르길 프로젝트는 천연가스 채굴부터 기액분리와 수송, 가스 분리, 에탄 크래킹, 석유화학 제품생산에 이르기까지 완전 수직계열화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며 "원료 다변화로 사업 경쟁력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