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CJ대한통운 중심으로 대규모 인수합병 진행내부사업 재정비로 순환출자 고리 해소 '주목'
  • ▲ 이재현 CJ그룹 회장. ⓒ뉴데일리
    ▲ 이재현 CJ그룹 회장. ⓒ뉴데일리


이재현 회장 복귀 1주년를 앞두고 CJ그룹이 사업 재편 작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CJ그룹은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그레이트 CJ' 비전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향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다음 달 17일이면 이 회장이 경영복귀가 공식화된 지 1년이 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17일 경기도 수원시 CJ블로썸파크에서 열린 개관식 기념 식수에 참석하며 약 4년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아직까지 그룹 계열사 등기이사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복귀 후 활발히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사업재편 작업을 주도했다. 오는 2020년까지 물류·문화콘텐츠 부문에 인수합병을 포함해 총 36조원의 투자 계획도 밝힌 상태다.

CJ그룹의 투자규모는 2012년 2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뒤 이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자 2014년 1조9000억원에서 2015년 1조7000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 제시한 5조원의 투자 목표도 이 회장의 결단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평가다. 

이제 남은 건 그레이트 CJ의 달성 여부다. 지난해 CJ는 27조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기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CJ가 2년도 채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매출을 3배 이상 늘릴 수 있을 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CJ제일제당·CJ대한통운, 몸집 키우기의 중심축

CJ는 올해도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을 중심으로 인수합병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다. CJ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실탄 확보 차원에서 두 회사를 중심으로 투자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CJ는 이 회장의 복귀 이후 광폭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 2월에는 그룹의 맏형 격인 CJ제일제당이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에 매각했다. CJ는 이번에 확보한 1조3100억원으로 식품·바이오 부문 글로벌화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2016년부터 베트남 옹킴스(김치), 중국 하이더(기능성 아미노산), 미국 메타볼릭스(BIO) 등을 인수하며 해외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민닷푸드, 브라질 셀렉타(고단백소재), 러시아 라비올리(식품)를 사들이는 등 K푸드 수출과 글로벌 생산 기지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대한통운도 2016년 중국 스피덱스(물류), 말레이시아 센추리로지스틱스(물류)를 시작해 지난해 인도 다슬로지스틱스, 베트남 제마뎁(물류·해운부문) 등 32개국 238개 거점을 확보하며 명실상부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거듭났다. 

◆ CJ오쇼핑과 CJ E&M, 7월 1일자로 합병

CJ는 CJ오쇼핑과 CJ E&M이 7월 1일자로 합병하는 등 내부 사업 재정비에도 나섰다. 당초 합병기일이 8월1일로 알려졌지만, 당국의 승인 절차가 빨리 마무리되면서 일정을 앞당길 수 있게 됐다.  

이로써 CJ는 정부가 요구하는 '순환출자 고리' 해소도 가능하게 됐다. 현재 논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상장 자회사 의무 보유 지분율을 20%에서 30%로 높이고, 손자회사의 공동 지배를 금지한다. 

이에 CJ는 물류부문 투자관리업체 케이엑스홀딩스와 CJ제일제당의 음식료품 제조 자회사 영우냉동식품 간의 삼각 합병 과정에서 CJ대한통운을 CJ제일제당의 단독 자회사로 편입하고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

최근에는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있던 조이렌트카를 매각하면서 CJ는 규제에서 대부분 벗어났다. 다만, 비상장 자회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가 총수 일가의 보유 지분 비율이 44.07%에 달해 규제 대상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출 5조원 이상 기업집단 계열사 중 오너일가 지분이 30%가 넘는 곳이 내부거래로 연간 매출 200억원을 넘기거나 전체 매출의 12% 이상을 올리면 일감몰아주기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벗어나는 방편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상장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를 상장할 경우 오너일가가 회사 지분을 통해 지주사 CJ 지분을 매입하는 등 승계작업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CJ 측은 CJ올리브네트웍스의 성장세를 고려할 때 내부거래 비중이 점차 해소될 수 있는 만큼 상장설을 부인하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당분간은 CJ올리브네트웍스 상장 계획은 없다"면서 "일감몰아주기 문제가 있다면, 그룹 차원에서 해소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