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료 출신 2명 한달새 모두 낙마…관료출신 선임도 어려워당분간 공석 전망…증권업계, 각종 인가 등 이슈 올스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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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달 동안 최흥식,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잇따라 낙마하면서 업계는 다시 차기 금감원장에 주목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흥식 전 원장에 이어 김기식 원장까지 과거 경력에 발목을 잡히게 되면서 강력한 금융개혁을 추진했던 정부와 당국은 단기간에 잃어버린 신뢰와 권위를 회복함과 동시에 출신도 꼼꼼하게 따져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특히 현안이 산적한 증권업계는 금감원장 리스크가 우려된다.


    금감원 수장들의 연이은 사퇴로 삼성증권 배당 오류 사태, 단기금융업 인가, M&A 등 증권업계에 놓인 과제들의 해결 시한이 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 6일 발생한 삼성증권 배당 오류와 유통사태 후속조치가 업계의 가장 급한 문제다.


    김 원장은 삼성증권 사태를 자신의 사퇴압박에 대한 국면전환용으로 내세웠던 인식이 강했다.


    그 과정에서 주요 증권사 CEO들을 소집한 후 삼성증권 배당 입력 사고를 '희대의 사건'으로 규정하며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 차원의 시스템적인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사태 수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반면 현장검사를 통한 원인분석, 그에 따른 징계 수위 등에 대한 방향이 나오기도 전에 물러나게 되면서 삼성증권 이슈는 뚜렷한 해결책 없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경우 삼성증권은 사태 수습에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조기수습이 어려울 경우 또 다른 난관을 맞게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우려다.


    SK증권을 인수하기로 한 J&W파트너스와 골든브릿지증권 인수자 텍셀네트컴 등의 대주주 변경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J&W파트너스와 텍셀네트컴은 인수계약 체결 이후 두 달이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대주주변경을 위한 심사에 들어가지 못하며 최종 결제권자의 부재가 아쉬운 상황이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증권사들도 불투명한 상황이 이어지게 됐다.


    문제는 차기 금감원장을 둘러싼 인선 방정식이 더 꼬이게 됐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가 희망하는 강력한 개혁을 위해선 비관료 출신 외부인사의 수혈이 불가피하지만 외부인사들이 과거 경력 때문에 줄줄이 낙마하면서 금융 개혁을 되레 방해하는 형국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금융 분야에서 파격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에 금융감독에 익숙한 관료 출신을 배제하고 최흥식, 김기식 원장 체제를 가동시켰다.


    금융업계는 물론 금감원 내부 개혁을 위해 비관료 출신을 데려왔지만 단기간에 잇따라 낙마하면서 적임자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특히 금감원장 취임 이후 정책 실패가 아닌 과거 경력이 문제가 됐다는 점이 차기 금감원장 인선에 고민거리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가 금융권의 고질적인 병폐를 해소하기 위해 관료 대신 외부 발탁을 추진한 것인데 이마저도 실패로 끝났다"며 "그렇다고 다시 관료출신을 선임하기도, 또 다시 비관료 출신을 선임했다가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하기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관점에서 금감원장의 인선에 시간을 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방선거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점에서도 급한 인선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현업 종사자들의 고민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을 당장 준비하기도 어렵고, 규제 대응책을 미리 마련해두는 것도 애매하다"며 "금융당국의 신뢰와 권위를 한번에 회복시킬 만한 인물을 떠올리는 것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