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부터 교섭·지도부 면담 이어갔지만 합의점 찾지 못해한국지엠, 오후 8시부터 이사회서 법정관리 신청 여부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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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지엠의 노사간 임단협이 최종 결렬됐다. 제너럴 모터스(GM) 경영진이 법정관리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이날도 노사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이날 교섭마저 결렬되며, 한국지엠은 향후 법정관리행이 유력해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사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임단협 11차 교섭과 지도부 비공개 면담을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교섭은 시작한 지 30분만에 파행을 맞았다. 사측이 오늘 역시 어제와 같은 제시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후 노사는 4시간이 넘게 교섭을 진행하지 못했고, 임한택 지부장이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과 베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을 연달아 만나면서 절충안을 찾았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일단 이사회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며 "법정관리를 신청하지 않고서는 해결되지 못할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지엠은 사실상 법정관리행이 유력해졌다. 한국지엠의 대주주이자 주채권자인 제너럴 모터스는 20일까지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다고 누차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댄 암만 미국 GM 총괄사장은 최근 "구조조정 합의 마감 시한은 20일"이라며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간 베리 앵글 사장 역시 이같은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한국지엠은 오후 8시부터 이사회를 시작했다.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법정관리행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지만, 전체 이사진 10명 중 산은 소속은 3명 뿐이라 이 의결을 막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이 실제로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면, 산은과의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GM 본사가 일방적으로 한국지엠을 법정관리에 넘기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동걸 회장은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산은과 협의 없이 GM 본사가 일방적으로 한국지엠의 청산을 전제로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면 적절한 법적 대응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노사 모두 법정관리만은 막아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음에도, 이날 교섭에서조차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군산공장 근로자들의 고용 보장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서다. 

    지난 18일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인력 680명에 한해 희망퇴직 1회를 거쳐 전환배치하고, 무급휴직을 시행하겠다는 진전된 안을 내놨다.

    이에 노조는 희망퇴직 없이 680명 전원 전환배치해 줄 것과 신차 배정 등 미래발전 계획을 함께 요구했다. 무급휴직 또한 해고와 다름없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다만 기존의 군산공장 폐쇄 철회라는 태도에서는 한발 물러났다.  

    데드라인인 오늘도 노사는 이 문제를 놓고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다. 하지만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임단협 파행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노조는 이날 교섭은 무산됐지만, 23일 전까지 계속해서 협상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 지부 정해철 정책기획실장은 "오늘 사측이 (노조에서) 수용할 수 없는 안을 들고나와 교섭이 무산됐다"며 "월요일(23일)까지 노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 합의를 이끌어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이사회에서 법정관리 신청 의결을 하더라도 월요일까지 노사 합의가 이뤄지면 철회하겠다는 대답을 들어 23일까지 합의를 이끌어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사측은 아직 노조와 추가 교섭 재개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며, 예정됐던 절차를 밟을 것이란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