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까지 승인 얻지 못하면 매각 중단"최태원 회장 "재협상 생각 안해… 곧 해결될 것" 자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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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메모리 매각이 중국 몽니에 이어 도시바의 중단 검토 소식까지 나오며 불확실한 안개 속에 빠진 형국이다.

하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인수에 대한 의지도 여전히 높아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할 전망이다.

23일 관련업계 및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시바는 5월 말까지 중국의 반독점 심사 승인을 얻지 못하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의 매각을 중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는 중국 정부의 반독점 심사가 길어지고 있어서다. 당초 도시바는 양도와 관련 반독점 심사를 지난달 완료하고 매각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중국이 중국 당국의 심사가 늦어지면서 매각 작업도 지연되고 있다.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의 반독점 심사는 완료된 상황으로 중국 당국의 결정만 기다리는 상황이다. 중국은 지난해 12월부터 반독점 심사를 진행했지만 결과를 통보하지 않은 상태다.

이는 자국의 반도체 굴기와 연관이 깊어서다. 170조원을 투입하며 반도체 굴기를 천명한 중국 입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참가한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 메모리 인수가 반가울리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알짜 사업'을 팔기싫은 도시바가 변심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도시바메모리는 도시바 영업이익의 90%를 차지하는 데다 주주들 사이에서 매각 반대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도시바는 지난해 약 6000억엔 규모의 증자를 통해 자금난을 일부 해소하며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난 상태다. 도시바는 매각 중단 사태에 대비해 도시바메모리를 기업공개(IPO)하는 작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중단되면 도시바메모리를 주식시장에 상장해 필요한 투자금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 산업의 사업 지속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만큼 향후 있을 대응책 마련을 위해서다. 

반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여전히 강한 인수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앞서 최슨 최 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도시바메모리 매각 지연과 관련 "재협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최 회장은 "(도시바메모리 매각 지연은)미중 무역분쟁과 별 상관없는 문제라며"며 "곧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일정에 차질만 빚어질 뿐 매각 자체가 무산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각 완료까지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긴 하지만 매각 작업은 여전히 진행중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시바는 지난해 10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회사인 도시바 메모리를 '판게아(Pangea)'에 매각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판게아는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메모리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다.

한미일 연합에는 한국의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의 베인캐피털과 애플, 일본의 광학기기 제조업체 호야(HOYA) 등이 참여하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해 9월 도시바 메모리 매각에 대한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판게아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며 매각 금액은 2조엔(약 20조30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