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서 지배회사로 우뚝모듈과 AS부문 매출 14조원 현대글로비스에 분할
  • ▲ 현대모비스 직원이 전동식 통합회생제동시스템’(iMEB)을 만들고 있다.ⓒ현대모비스
    ▲ 현대모비스 직원이 전동식 통합회생제동시스템’(iMEB)을 만들고 있다.ⓒ현대모비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현대모비스는 전체 매출의 35% 정도를 떼어내지만, 기존 핵심부품 사업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을 주도하는 최상위 지배회사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양적인 측면보다는 질적인 측면에서 현대차그룹의 핵심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는 것.


    25일 업계에 따르면 모듈과 AS부문을 현대글로비스로 분할하는 현대모비스가 2021년까지 핵심부품 매출 대비 투자비용을 10%로 끌어올리고, 이중 50%는 ICT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 되는 현대모비스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모듈과 AS부문을 분할하고 나면 회사 몸집이 너무 쪼그라드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연결기준으로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35조1000억원이다. 내부거래 등을 제거한 분할 후 합산매출은 40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현대글로비스로 분할되는 모듈과 AS부문의 매출은 14조원(34.3%) 가량이다. 존속하는 현대모비스 매출은 26조7700억원(65.7%)이고, 여기에는 핵심부품 사업은 물론 해외법인 매출이 포함된다. 즉, 약 35%의 매출이 줄어들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남아있는 핵심부품 사업에 대한 경쟁력이 뛰어나고 미래자동차 개발에 역량이 집중되면서 관련 매출이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질적인 측면에서는 기업가치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모비스의 핵심부품 사업은 크게 ▲안전시스템(에어백) ▲제동시스템(브레이크 관련  CBS, ABS, TCS, ESC, EMB, 회생제동 등) ▲조향시스템(스티어링 휠 관련 전자식조향시스템) ▲램프시스템(헤드램프 관련 지능형전조등) ▲에어서스펜션 시스템 등으로 나뉜다. 이외에도 친환경차,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등의 사업 역량을 갖고 있다.

    이같은 핵심부품 개발역량은 실제로 자율주행·친환경차와 결합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현대차 넥쏘에 적용된 최첨단 ‘전동식 통합회생제동시스템’(iMEB)이 대표적이다. iMEB는 차량이 감속할 때 구동모터를 발전시켜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술이다. 내연기관 대비 70%의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는 핵심 제동부품으로, 기술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부품사 중 두번째로 양산에 성공하며, iMEB 개발과정에서 총 109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 ▲ 현대모비스의 파노라마 선루프.ⓒ현대모비스
    ▲ 현대모비스의 파노라마 선루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의 안전 관련 핵심부품은 에어백이다.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은 전복사고 시 0.08초만에 선루프에 에어백이 펼쳐져 탑승자가 선루프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02년 에어백을 처음으로 양산한 이후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 승객간 에어백을 선보인 바 있으며,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을 개발해 총 11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처럼 핵심 부품 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갖춘 상태에서 미래차 기술에 투자를 늘려 질적인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또 현대모비스는 졸음운전이나 심정지 등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를 파악해 자동으로 안전한 곳을 찾아 정차하는 기술인 DDREM(Departed Driver Rescue and Exit Maneuver)을 지난 CES에서 공개했다. 의학적 관점으로 접근한 최초의 자율주행기술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DDREM은 실내에 장착된 카메라가 운전자의 눈깜빡임·전방주시 여부를 파악하고, 차량 전방의 카메라가 차선유지 여부를 인식해 운전자의 주행 가능 여부를 판단한다. 주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 갓길·졸음쉼터 같은 안전한 곳을 찾아 정차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심박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센서를 탑재하고 심정지 등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가까운 병원으로 이동하는 기술도 선보일 예정이다. 


        

  • ▲ 현대모비스의 DDREM 기술 구현 이미지.ⓒ현대모비스
    ▲ 현대모비스의 DDREM 기술 구현 이미지.ⓒ현대모비스



    자율주행기술 관련해서는 2022년 이후 레벨3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친환경 등 미래차 부문과 핵심부품 개발에 집중하며 글로벌 완성차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수주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8일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현대모비스의 모듈과 AS부문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것과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하고 기아차(16.9%), 현대제철(5.7%), 현대글로비스(0.7%) 3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23.3%를 매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대글로비스가 떠안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해소하고, 순환출자 고리를 끊겠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한편, 헤지펀드 엘리엇은 지난 4일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3개사 보통주를 10억 달러(1조500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출자구조 개편안은 환영하지만, 회사와 주주를 포함한 이해 관계자를 위한 추가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난 23일에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해 지주사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주주배당금을 당기순이익의 40~50%까지 확대하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