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C3 금융경력직 15명 채용에 889명 몰려규칙적인 출퇴근·휴일 보장에 은행권 高연봉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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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이직을 꿈꾸는 은행원들이 늘고 있다.

높은 연봉으로 과도한 업무를 보상받기보다 규칙적인 근무시간과 보장된 휴식을 선호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류 접수를 마감한 한국은행 C3(일반 사무직) 금융경력직에 889명이 지원했다.

최종 선발인원은 15명 내외인데 900명에 가까운 인원이 몰리면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571명이 몰렸던 지난해보다 훨씬 더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은행권 이직 열풍을 실감케 했다.

지난해와 똑같이 최초근무지역 기준을 수도권·충청권·전라권·경상권·제주권으로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많은 인원이 몰린 까닭에 은행 측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최초 합격시 수도권에서 근무할 수 있는 곳은 서울과 춘천밖에 없어 만약 이직을 하게 되면 거주지를 이동해야하지만 불편함도 마다하지 않고 이직을 시도한 금융권 재직자가 900명에 달하는 셈이다.

한국은행 C3직군은 총무·회계·경리·출납·여수신·비서 등의 업무 중 업무영역이 한정돼있다. 

정책이나 조사 업무 담당인 종합기획직(G5)보다 하는 일이 제한돼있어 원래 상업계 특성화고 졸업예정자 채용만 진행했으나 지난 해부터 금융권 경력 2년 이상 종사자를 경력직으로 채용 중이다.

정규직으로 승진 가능하고, 대졸 초봉 기준 복지비 포함 약 4000만원 정도의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은행원 대졸 초봉이 약 5000만원 선임을 고려하면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이지만 출퇴근 시간이 규칙적이고 휴일이 확실히 보장되다보니 한국은행 C3직군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은행권에서도 과도한 실적 압박과 업무 부담으로 인한 직원들의 이탈이 점점 늘어나면서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직장문화 개선에 힘쓰고 있다.

일례로 최근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김정태 회장이 직접 나서서 워라밸 기업문화 정착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 임직원들의 일하는 방식과 근무 관행 개선을 통해 개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임직원의 일과 생활의 조화로운 균형을 위한 워라밸 기업문화 정착과 확산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자녀가 있는 직원들을 출근 시간을 한 시간 늦추고 지점장 정시퇴근 의무화 등 수평적인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하나금융 뿐만 아니라 신한금융, 국민은행 역시 직원의 일과 삶의 조화를 추구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공기업을 비롯한 인터넷 전문은행 등 경력직 채용 공고가 뜰 때마다 시중은행 직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일과 삶의 균형, 휴식을 중요시하는 사회 문화 풍토가 널리 퍼지면서 은행업계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며 "다만 일시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기보다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꾸준한 변화를 추구해야 이직을 시도하는 직원들의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