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 올해 최소 2350명 선발 계획 발표채용 비리 그림자 걷고 일자리 창출로 환골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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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용비리 의혹으로 얼룩진 은행권이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한동안 굳게 닫아둔 채용문을 활짝 열고 청년 일자리 창출에 힘쓰며 이미지 쇄신에 나서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4대 시중은행들은 최소 2350여 명의 신입 행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여기에 기업은행과 농협은행, 지방은행까지 모두 포함하면 은행권 신입 채용 규모는 3000여 명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은행권 가운데 올해 채용 규모를 가장 먼저 확정 지은 곳은 우리은행이다.

지난 2016년 300명, 2017년 595명을 선발한 우리은행은 올해 750명의 인재를 선발할 예정이다.

상반기 200명 규모의 정규직 신입 행원 공채를 실시 중인 가운데 올해 일반직으로 총 500명을 뽑고, 특성화고 채용을 포함한 개인금융서비스 직군도 25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채용을 진행하며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큰 신뢰를 쌓아왔다. 

지난 2015년 이후 대부분 은행이 하반기에 한 번만 신입 행원을 뽑으며 취업 문이 좁아졌지만 우리은행은 열린 채용 기조를 유지하며 최대한 많은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국정감사에서 은행권 채용 특혜 의혹이 가장 먼저 불거지면서 이광구 전 은행장 사퇴, 고객 신뢰 하락 등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이후 우리은행은 서류 전형 아웃소싱과 필기시험 도입하고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해 채용 청탁이 의심될 경우 바로 면직 처리하는 등 채용 프로세스를 재구축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채용비리 흔적을 걷어내기 위해 쇄신하는 모습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으며, 올해 채용규모까지 대폭 늘리는 등 긍정적인 이미지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은행에 이어 신한은행도 최근 올해 750여 명을 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300여 명을 뽑고 하반기 한 번 더 공채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투명성을 높이고 은행 직무에 최적화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공채부터 필기시험 전형 및 직무 적합 면접 전형을 신설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금감원이 현장검사를 통해 신한은행 임직원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지만 검찰 수사와 상관없이 올해 신입 행원 채용에 임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지난해 500명의 신입 직원을 선발했던 국민은행도 올해는 100명 더 늘려 총 600명을 뽑을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내달부터 특성화고 졸업자를 대상으로 먼저 채용을 진행하고 하반기 일반직군도 선발할 예정이다.

매년 진행하는 KB굿잡취업박람회를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개최할 예정이며, 연 1회였던 박람회도 총 5회로 확대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 적극 앞장서기로 했다.

지난해 250명을 채용한 KEB하나은행 역시 신입 행원 확대 채용 기조에 발맞춰 전년 대비 늘어난 인원을 모집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은행들의 채용 규모 확대와 프로세스 재정비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실무자들이 구속됐고, 그 결과 은행들이 일자리 창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특히 4대 시중은행들이 모두 채용비리 의혹에 휘말리면서 금융권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은행들은 막연히 과거에 발목을 잡히기보다 정면돌파로 부딪혀 긍정적인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을 해결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늘리고 은행연합회와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만드는 등 재발방지에 힘쓰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은행 관계자는 "많은 은행이 위기를 기회로 삼고 올바른 채용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약 8개월 동안 채용비리 의혹으로 침체한 은행권이 이번 신입 행원 채용을 진행하면서 고객 신뢰 회복은 물론 다시 활기를 찾길 기대해본다"고 설명했다.